Q. 스컹크는 자신의 악취를 맡지 못하는건가요?
안녕하세요. 스컹크의 가스에 있는 황이 함유된 티올 분자는 눈물이 나게 하는 양파의 화학 성분과 흡사해 이를 맞으면 잠시 시력을 잃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누구도 스컹크를 가까이 두고 관찰하길 원치 않겠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생명체의 생태를 연구해왔는데요, 미국 훔볼트주립대 아르카타 캠퍼스의 화학자 윌리엄 우드 박사도 그중 한 명으로 스컹크 분비물의 화학적 특성을 연구했습니다. 우드 박사에 따르면 스컹크가 방어를 위해 내뿜는 액체 분비물에서 지독한 냄새를 만들어내는 주범은 ‘티올(thiol)’이라는 황(S) 화합물인데요, 이 화합물은 무색, 무취인 천연가스나 프로판가스가 누출됐을 때 그 사실을 사람들이 냄새로 인지할 수 있도록 일부러 첨가하는 취기제(臭氣劑)의 냄새와 유사합니다. 취기제 역시 황이 주요 성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드라구 박사는 이들이 자신의 분비물 냄새에는 익숙해졌다고 판단하며, 그래서 인간을 포함한 다른 종(種)만큼 불쾌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한번은 분비물을 내뿜은 직후 밀폐형 덫에 갇힌 스컹크들을 본 적이 있어요. 냄새가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었지만 정작 그 녀석들은 아무 반응이 없더군요.” 우드 박사는 이를 ‘후각 피로(olfactory fatigue)’의 결과로 풀이하는데요, 후각 피로는 특정 냄새에 오랜 기간 혹은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그 냄새에 둔감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고농도의 화합물은 콧속의 후각 수용기(olfactory receptor)가 재설정되는 것을 막아 후각 정보가 뇌로 전달되지 않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때문에 어느 시점부터는 그 냄새를 감지하기 어렵게 되죠. 아무리 지독한 냄새라도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