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알코올 대사 효소의 유전적 차이입니다.
알코올은 간에서 두 단계로 분해됩니다. 먼저 알코올탈수소효소(ADH, alcohol dehydrogenase)가 알코올을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로 전환하고, 이어서 알데히드탈수소효소(ALDH2, aldehyde dehydrogenase 2)가 아세트알데히드를 무해한 아세트산으로 분해합니다. 술을 마셨을 때 얼굴이 빨개지고, 두통이 오고, 메스껍고 힘든 증상은 대부분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축적되어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동아시아인의 약 30퍼센트에서 40퍼센트는 ALDH2 유전자에 변이가 있어 이 효소 활성이 현저히 낮습니다. 한 잔만 마셔도 힘든 것은 의지나 체력의 문제가 아니라 유전적으로 아세트알데히드를 빠르게 처리하지 못하는 체질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술을 많이 마셔도 멀쩡한 사람들은 ALDH2 활성이 높고 ADH 활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아세트알데히드가 빠르게 처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간이 건강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불쾌한 증상이 없다 보니 과음을 반복하게 되고, 알코올성 지방간이나 간경변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이 유형에서 더 많습니다. 술을 못 마시는 체질이 간 건강 면에서는 일종의 자연적인 보호 기전으로 작용하는 셈입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어, 소량의 음주에도 불쾌 반응이 심한 분이라면 가능한 한 음주를 피하시는 것이 건강에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