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수영장 물에 염소계 소독제를 넣으면 물과 반응하여 차아염소산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며, 이 물질이 가진 강한 산화력이 미생물을 살균하는 핵심 역할을 합니다.
소독제로 흔히 쓰이는 염소 가스나 차아염소산나트륨 등은 물에 녹으면서 가수분해를 일으켜 차아염소산과 차아염소산 이온을 생성합니다. 이때 살균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물의 산도, 즉 피에이치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수영장 물이 약산성이나 중성을 유지할 때 전기적으로 중성 상태인 차아염소산 분자가 많이 존재하게 됩니다. 반면 물이 알칼리성으로 변하면 살균력이 백 배 가까이 떨어지는 차아염소산 이온으로 변해버립니다. 따라서 수영장에서는 소독 효율을 높이기 위해 피에이치를 대략 칠점 이에서 칠점 육 사이로 조절합니다.
제대로 형성된 차아염소산 분자는 미생물을 사멸시키는 과정에서 탁월한 침투력을 보여줍니다.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같은 미생물의 세포막은 음전하를 띠고 있어서 전하를 가진 이온 물질은 밀어내지만, 전하가 없는 차아염소산 분자는 반발력 없이 세포막을 쉽게 통과합니다.
세포 내부로 침투한 차아염소산은 특유의 강력한 산화력을 바탕으로 미생물의 생존 시스템을 파괴합니다. 미생물이 에너지를 만들고 대사 활동을 하는 데 필수적인 효소 단백질을 산화시켜 기능을 마비시키고, 핵산을 손상시켜 세포의 복제 능력을 없앱니다. 결국 미생물은 에너지를 생성하지 못하고 구조가 무너져 사멸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