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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VISA), 美법무부에게 한 대 얻어맞아… 아임 파인 괜찮아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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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삑- 5400원 입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출근길, 혹은 점심을 먹고 회사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삽니다.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결제 단말기에 스치듯 지나가는 그 순간, 우리는 깊고 복잡한 금융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 과정은 단순히 '삑' 소리와 함께 끝나는 일상일 뿐입니다.

직불카드 시장 점유율. 비자가 미국 시장의 61%를 차지하는 모습이다.

이 단순한 결제 과정 뒤에는 수많은 기업과 은행, 그리고 네트워크가 얽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비자(Visa)가 있습니다. 비자는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카드 네트워크로, 그 규모와 영향력은 어마어마합니다. 비자는 2024년 기준 미국 직불 시장 점유율의 6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비자와 함께 해외 결제 양대산맥인 마스터카드의 두배가 넘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 거대한 금융 제국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현지 시간 24일 미국 법무부가 비자를 상대로 반독점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비자는 당일 -5.49%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카드의 구조. 앞면 네트워크인 비자에 비해 뒷면 네트워크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1. 비자와 은행의 은밀한 관계

"비자는 카드 네트워크일 뿐인데, 왜 그렇게 큰 영향력을 갖고 있을까?"

비자는 직접 카드를 발급하지 않습니다. 대신 전 세계 수많은 은행들과 협력하여 비자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카드를 발급하도록 유도합니다. 은행들은 비자와의 계약을 통해 비자 로고가 새겨진 카드를 발급하고, 이를 통해 고객들은 어디서나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습니다.

앞면에 비자가 적힌 카드 있죠? 이때 비자는 "앞면 네트워크"라고 불립니다. 사진과 같이 "뒷면 네트워크"라는 존재도 있습니다. 알고 계셨나요? 모르고 있는 분들도 많습니다. 당연합니다. 직불 카드 뒷면에 있는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나 가능한 상황이며,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카드 뒷면에 있는 네트워크는 카드 발행 은행(Issuer)이 활성화해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비자의 영향력이 나타납니다. 은행들은 비자와의 계약 조건에 따라 다른 결제 네트워크를 카드에 추가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비자가 은행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자사의 네트워크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인센티브는 높은 수수료 수익과 연결되어 있어, 은행들은 자연스럽게 비자를 선택하게 됩니다.

그렇게 비자는 앞면 네트워크로 자리 잡게 되고, 뒷면 네트워크는 소비자들이 인지조차 못하는 존재로 전락하게됩니다. 이 방식으로 비자는 미국 직불 거래에서 연간 70억 달러 이상의 수수료를 벌어 들이고 있습니다.

이는 반독점 소송의 주요 쟁점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비자와 은행 간의 관계는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좁힌다고 비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불 카드의 결제 과정

2. 보이지 않는 장벽: 비자의 독점 전략

"비자의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은행과의 관계 뿐만 아니라 비자는 자신들의 지배적인 시장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복잡한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가맹점들과의 계약을 통해 다른 결제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입니다. 비자는 가맹점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면서도, 비자 네트워크를 통해 결제를 처리하도록 유도합니다.

여기서 잠깐, "사용을 하지 않는데 높은 수수료를 부과"한다는게 무슨 말인가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자가 가맹점(Merchant)과 인수 은행(Acquirer)에 사용하는 "클리프 프라이싱(cliff pricing)" 구조를 이해해야 합니다. 클리프 프라이싱은 상인이나 인수 은행이 특정 거래량 이상을 비자 네트워크를 통해 처리해야만 비자가 부과하는 수수료가 더 낮아지는 가격 구조입니다. 즉, 비자의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량 목표를 충족하지 못하면 비자를 통해 결제되는 수수료가 증가한다는 벌칙적인 요소입니다.

이러한 구조이기 때문에, 한 소매점이 비자와의 계약을 맺으면 그 소매점은 비자 카드를 통한 결제를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이는 가맹점들이 다른 결제 수단을 도입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또한, 비자는 자체적인 규정을 통해 가맹점들이 고객들에게 특정 결제 수단을 권장하거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기도 합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다른 결제 수단을 선택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법무부는 이러한 비자의 행위가 시장 경쟁을 심각하게 저해한다고 말합니다. 소비자들에게 더 높은 비용과 제한된 선택권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3. 디지털 혁명과 비자의 두려움

"핀테크의 부상은 비자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최근 몇 년간 핀테크 기업들은 혁신적인 기술로 금융 시장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애플페이, 페이팔, 스퀘어 등은 모바일 결제와 디지털 월렛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결제 방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인 결제 네트워크인 비자에게 큰 도전이 됩니다.

비자는 이러한 핀테크 기업들이 자체적인 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비자를 대체할 것을 우려했습니다. 예를 들어, 애플은 자체 디지털 월렛인 애플페이를 통해 소비자와 가맹점을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비자를 중간에서 배제하고 직접적인 거래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에 비자는 핀테크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도, 동시에 그들이 비자를 대체하는 서비스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계약 조건을 설정했습니다. 비자는 막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핀테크 기업들이 비자 네트워크를 계속 사용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비자가 애플한테 뒷 돈 넣어줬다는 뜻입니다. 애플 페이로 밥그릇 뺏지 말라고요.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시장 경쟁을 제한에 나아가 핀테크의 혁신까지 저해할 수 있습니다.

"Visa maintains its dominant position not by competing on a level playing field but by insulating itself from competition through exclusionary and anticompetitive means."

"비자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지배적인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배제적이고 반경쟁적인 수단을 통해 경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요소가 법무부가 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유입니다. 비자가 너무 갔다는 것에 동의하시나요?


투자자가 알아야 할 것들

"이 소송은 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끝날까?"

투자자들은 이번 소송이 비자의 재무 상태와 장기적인 성장 전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우선, 반독점 소송은 일반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며, 그 결과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경우는 드뭅니다. 이번 사례에서도 일부 합의하는 선에서 끝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 반독점법이란 무엇인가? 실제 사례로 알아보는 의의

그 합의 내용은 가맹점과 관련한 내용과 벌금 정도 일 것입니다. 비자와 마스터 카드는 이전에 반독점 위반 소송을 받은 적 있습니다. 2003년 이 둘은 가맹점들에게 신용카드와 직불카드를 묶어 함께 수용하도록 강요한 행위로 소송에 휘말렸고, 당시 비자는 20억 달러 이상을 배상, 마스터카드도 10억 달러 이상의 벌금이 부과되었습니다.

1. 마스터 카드도 주요 앞면 네트워크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 2. 그리고 비자와 핀테크 기업들 간 계약은 말 그대로 '상호 우호적인 계약 관계'이기 때문에 법무부가 건드리기에는 모호함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 가장 쉽게 합의 가능한 내용은 이번에도 역시 '가맹점에 대해 공격적으로 부과하는 벌칙성 수수료'가 되겠습니다.
해당 합의 내용에 이어서 비자 측은 벌금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비자의 거대한 규모를 감안하면 치명적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비자에게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In the face of increasing competition and regulatory scrutiny, how will Visa adapt and innovate?"

"증가하는 경쟁과 규제 감시 속에서 비자는 어떻게 적응하고 혁신할 것인가?"

중요한 것은 비자가 이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고, 미래를 대비하는가 입니다. 만약 비자가 적극적으로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한다면 이는 장기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비자의 대응 전략과 시장의 반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비자가 입지를 유지하면서 마스터 카드와 같은 유연성을 양립시킬 수 있다면 정말 매력적인 기업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내일도 커피를 살 때 카드를 사용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알고 있습니다. 이 카드 결제 뒤에는 복잡한 금융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세계가 조금씩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이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규제의 변화 속에서, 기업들은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모두는 더 나은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비자의 이야기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금융 시스템과 시장 경쟁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촉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금융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해봐야 할 것입니다.

법무부의 비자 소송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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