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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과 오한에 대한 오해와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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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들이 열이 왜 나는지, 열이나면 어떻게 처치를 해야하는지, 오한이 왜 나는지 잘못 알고계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환자뿐만이 아니고 의료진들 중에도 잘못 알고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병원에 근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열만 나면 해열제도 쓰지도 않고 얼음팩부터 대고보는 의료진들을 종종 보게되니까요. 관련 질문도 종종 올라오곤 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우선 열이 왜 나는지 이해하려면 시상하부에 위치한 체온 조절 중추에 대해서 이해해야합니다. 이 체온조절중추는 우리가 36.7도 정도의 온도로 항상성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그런데 감염 상황에서 백혈구가 병균을 죽이기 위해서 염증물질을 분비하다보면 프로스타글란딘 E라고 하는 물질이 분비되고 이 물질이 체온조절중추에 작용해서 체온 기준점 (set point)을 상승시키게됩니다. 이해를 쉽게 하기위해 체온 기준점이 39도가 되었다고 가정을 해보면 이제 우리 뇌는 39도를 정상 체온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그러면 36.7도는 내 뇌의 기준에서는 낮은 체온이 되고 오한을 느끼게 되며 체온을 높히기 위해 shivering이라고 하는 몸을 떠는 증상이 생기게 되는겁니다.

그러면 이때 체온조절중추는 그대로 둔 상태로 높아진 체온만 얼음팩을 대거나 물수건으로 낮추면 어떻게 될까요? 내 뇌의 체온조절중추는 그대로 39도로 맞춰져 있는데 몸의 체온을 자꾸 내리다보면 체온 기준점과 실제 체온의 차이가 더 심해져서 오한이 더 심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열이 나면 몸을 따뜻하게 해줘야하는겁니다. 열은 냉찜질로 낮추는게 아니라 해열제를 사용해서 체온조절중추 자체를 정상화시켜서 조절을 해야합니다. 물론 해열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체온이 40도를 넘어가는 상황에서는 이 열로 인해서 뇌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이때는 냉찜질을 적용해줄 필요가 있겠습니다. 정리해보면 열이나면 몸을 따듯하게 하고 해열제를 써서 열을 떨어트리되 해열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대도 불구하고 열이 40도를 넘어가면 그때는 냉찜질을 해서라도 체온을 낮춰주는게 맞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면, 왜 열이 나게 백혈구가 프로스타글란딘 E를 분비하는지를 생각해봐야하는데 사실 이게 우리 몸의 방어작용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백혈구가 병균을 죽이는 메커니즘이 대부분 화학반응으로 되어있고 화학반응은 온도가 높아질수록 빨리지기 때문에 백혈구가 더 병균을 잘 죽이기 위해서 체온을 높이는거죠. 그런데, 이 발열이 우리에게 너무 불편하고, 쇠약감이나 근육통을 유발하기 때문에 우리가 열을 낮추는거지 사실 환자가 불편감이 없다면 열이 난다고 무조건 열을 떨어트릴 이유가 없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기들이 열이 난다고 무조건 해열제를 먹이실 이유도 없고 아기가 불편해하지 않고 처지지 않는다면 열이 나더라도 그냥 지켜보셔도 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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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희성 의사
대학병원 재활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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