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NEW
법률

교사 연수 중 배드민턴 사고 사망, 공무상 재해 불인정 판결 분석

남현수 변호사 프로필 사진
남현수 변호사

1. 사건 개요

서울행정법원은 2025년 11월 6일, 연수 기간 중 배드민턴을 치다가 사망한 교사에 대해 공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4구합76140). 이 사건은 교육공무원의 연수 기간 중 발생한 사고가 공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법적 쟁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2. 사실관계 및 쟁점

가. 사고 경위

A 교사는 교육공무원법에 따른 연수 기간 중 자택 근처 배드민턴장에서 운동하다가 갑자기 쓰러졌고, 지주막하출혈로 인한 심정지로 사망했습니다. 유족인 B씨는 이를 공무상 재해로 보아 인사혁신처에 순직유족급여를 청구했으나 불승인 처분을 받았습니다.

나. 원고의 주장

B씨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A 교사가 교직 생활 중 여러 고초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점

  • 특히 과거 학교장의 불법 촬영 사건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는 점

  • 공무 수행 과정에서 겪은 스트레스가 뇌동맥류 발생·파열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

3. 법원의 판단

가. 공무상 재해 인정 기준

공무원 재해보상법상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공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공무원 재해보상법 제4조 제1항). 공무상 질병은 공무수행 과정에서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주는 업무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등을 포함하지만, 공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공무상 재해로 보지 않습니다(공무원 재해보상법 시행령 제5조).

나. 의학적 요인 검토

재판부는 지주막하출혈의 의학적 특성을 다음과 같이 검토했습니다.

  • 지주막하출혈은 대부분 뇌동맥류 파열이 원인이며, 주로 40~60대에 흔히 발생한다는 점

  • 고혈압 등이 위험 요인이며, 격렬한 운동으로 갑자기 혈압이 올라갈 경우 유발될 수 있다는 점

  • A 교사는 발병 당시 만 57세였고 고혈압을 앓고 있었다는 점

  • 배드민턴을 치던 중 상병이 발병했다는 점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재판부는 "공무상 스트레스와 무관한 요인으로 뇌동맥류가 발생했거나 기존 뇌동맥류가 격렬한 신체활동으로 파열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 업무 과중성 및 스트레스 요인 검토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나 급격한 스트레스 요인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1) 업무 과중성 부재

  • 상병 발병 전 6개월간 초과 근무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

  • 겨울방학을 맞아 2023년 1월 9일부터 한 달간 업무를 하지 않았다는 점

  • 2월 13일부터 1주일간 근무 후 연수 기간 중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

2) 급격한 스트레스 요인 부재

재판부는 A 교사가 장기간 교직 생활을 하면서 과거 불법 촬영 사건 등으로 어느 정도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상병 발병 무렵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의 발생이나 급격한 업무 환경의 변화 등과 같은 특이 사항이 발생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 관련 판례 및 법리

가. 연수 중 사고와 공무상 재해

교원의 연수가 공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연수의 성격과 소속기관의 지배·관리 여부에 따라 판단됩니다.

서울행정법원 2020구합54401 판결에서는 '서호주 지질탐사 교사 자율연수'에 참여한 교사가 연수 중 수영하다 사망한 사건에서, 해당 연수가 참여 강제성이 없는 자율연수로 연수비용을 참가자들 개인이 부담하였더라도 소속기관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공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연수 참가자가 연수장소에서 연수 내용과 관련된 활동 중 사망한 경우 공무 수행 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인정했습니다.

나. 공무상 재해 인정을 위한 인과관계

공무원연금법상의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사망이라 함은 공무수행과 관련하여 발생한 재해를 뜻하고, 이러한 공무상 재해에는 근무장소나 근무시간에 관계없이 담당업무 또는 이와 관련이 있는 업무수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재해가 포함됩니다(대법원 1997. 4. 11. 선고 96누19840 판결).

그러나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어야 합니다(서울고등법원 2019누37433 판결).

다. 출퇴근 재해와의 비교

공무원이 순리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던 중 발생한 재해는 공무상 재해에 해당하지만(대법원 1993. 10. 8. 선고 93다16161 판결), 본 사건의 경우 연수 기간 중 자택 근처에서 개인적으로 배드민턴을 치다가 발생한 사고로서 출퇴근 재해와는 구별됩니다.

5. 본 판결의 의미와 시사점

가. 연수 기간 중 활동의 공무 관련성

본 판결은 교육공무원법에 따른 연수 기간이라 하더라도, 연수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여가 활동 중 발생한 사고는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서울행정법원 2020구합54401 판결과 대비됩니다. 해당 판결에서는 연수 일정의 일부로 진행된 활동 중 사고가 발생한 경우 공무상 재해로 인정했지만, 본 사건은 연수 기간 중이라도 개인적으로 자택 근처에서 운동하다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나. 업무 스트레스와 질병 발생의 인과관계

장기간의 교직 생활과 과거의 스트레스 사건만으로는 공무상 재해를 인정하기 어렵고, 상병 발병 무렵의 급격한 업무 환경 변화나 돌발적 사건 등 구체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특히 발병 전 6개월간의 업무 강도와 스트레스 수준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다. 의학적 소인과 공무의 관계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고 격렬한 운동 중 뇌동맥류가 파열된 경우, 공무상 스트레스보다는 체질적 소인과 신체활동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점이 주목됩니다.

6. 결론

본 판결은 교육공무원의 연수 기간 중 발생한 사고라 하더라도, 연수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는 개인적 활동 중 발생한 사고는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또한 공무상 재해 인정을 위해서는 공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필요하며, 이를 판단함에 있어 발병 무렵의 업무 과중성, 급격한 스트레스 요인, 의학적 소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법리를 재확인했습니다.

공무원의 재해보상과 관련하여 유사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본 판결의 판단 기준을 참고하여 공무와의 관련성, 업무 과중성, 스트레스 요인 등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댓글0
남현수 변호사
법무법인 도하
남현수 변호사 프로필 사진
유저 프로필 이미지
0/ 500
댓글 아이콘필담이 없어요. 첫 필담을 남겨보세요.
같은 분야의 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