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으로는 꽤 넉넉하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고민해볼 지점이 많습니다.
현재 전국에는 약 1만 9,000개가 넘는 민방위 대피소가 지정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지하철역, 아파트 지하 주차장, 대형 빌딩 지하실 등이 여기에 해당하죠. 서울 같은 대도시의 경우 인구수보다 수용 가능 인원이 훨씬 많아서 수치상으로는 수용률이 300%를 넘기도 합니다. 즉, 당장 몸을 숨길 공간 자체는 부족하지 않은 셈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어떤 공격까지 막아줄 수 있느냐'입니다. 지금의 대피소 대부분은 포탄 파편이나 폭격을 피하는 용도로는 괜찮지만, 핵 공격이나 생화학 무기, EMP 공격 등을 완벽히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인 곳이 많습니다. 공기 정화 장치나 비상 발전기, 장기 체류를 위한 급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대다수라는 점도 숙제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단순히 공간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핵이나 화학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고성능 벙커형 대피소를 새로 짓거나 기존 시설을 보완하는 데 예산을 늘리고 있습니다. 2026년 현재는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2주 이상 버틸 수 있는 생존 설비를 갖춘 대피소들을 점차 늘려가는 추세입니다.
결국 양적으로는 이미 충분한 수준에 도달했으니, 이제는 얼마나 안전하게 오래 머물 수 있는지 그 '질적 수준'을 높이는 단계에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