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특징은 무대가 정말 화려하다는 거예요. 러시아 뮤지컬이라 그런지 우리가 흔히 보는 미국이나 영국 뮤지컬과는 느낌이 좀 달라요. 무대 전체를 감싸는 거대한 화면이랑 조명을 정말 기가 막히게 써서, 눈 내리는 기차역이나 귀족들의 무도회 장면을 보고 있으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시각적인 만족감이 커요.
다만 이야기 측면에서는 조금 아쉬울 수도 있어요. 워낙 두꺼운 소설 내용을 두 시간 정도로 줄이다 보니, 주인공들의 감정이 쌓이는 과정이 생략된 채 바로 격정적인 사랑으로 점프하는 느낌이 있거든요. 그래서 인물들의 선택에 공감하기보다는 한 편의 화려한 쇼를 감상한다는 마음으로 가시는 게 훨씬 재밌을 거예요.
특히 극 중에서 오페라 가수가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그 부분이 이 뮤지컬의 백미라고 할 정도로 인상적이에요. 화려한 볼거리와 웅장한 음악을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