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스나이퍼의 전성기 시절 언더그라운드 씬에서의 평가는 참 흥미로웠어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대중에게는 엄청난 사랑을 받는 영웅이었지만, 힙합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문제아 같은 존재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 긍정적으로 보던 쪽에서는 그의 서사 구조와 메시지에 높은 점수를 줬어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나 한국인 같은 곡들에서 보여준 사회 비판적인 가사와 한국 특유의 한을 담아낸 감성은 다른 래퍼들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었거든요.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나 국악을 섞은 비트도 그만의 독보적인 스타일로 인정받았습니다. 무엇보다 힙합이라는 장르를 대중에게 널리 알린 공로는 무시할 수 없었죠.
하지만 반대로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당시 힙합 씬은 라임을 어떻게 배치하느냐는 기술적인 성장이 한창이던 시기였는데, MC스나이퍼의 랩은 라임보다는 웅변이나 시 낭송에 가깝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어요. 소위 말하는 랩 스킬이 부족하다는 평가였죠. 또 특유의 울부짖는 듯한 창법이 너무 감정에만 호소하는 신파처럼 느껴진다는 매니아들의 거부감도 꽤 컸습니다. 붓다베이비라는 거대 크루를 이끌면서도 다른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들과는 교류가 적어 섬처럼 고립되어 있다는 인상도 줬고요.
결과적으로 보면 MC스나이퍼는 힙합의 기술적인 완성도를 따지던 매니아들에게는 미운털이 박혀 있었지만, 대중에게는 가장 설득력 있는 목소리를 가진 래퍼였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런 독자적인 노선 자체가 한국 힙합의 다양성을 넓혔다는 재평가를 받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