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학문

미술

거대한멧새243
거대한멧새243

이런 시는 어떻게 해석하나요?

키스

이민하

붉은 빙산을 떠받치고

마른 성냥을 그어대는 두 개의 분화구

오른쪽엔 바다로 가는 계단, 왼쪽엔 용암에 타는 나무

찢어질 듯 양 날개로 헤엄치는

목 잘린 나비 한 마리

이민하 시인이 궁금하구요.이런 시는 도대체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55글자 더 채워주세요.
3개의 답변이 있어요!
전문가 답변 평가답변의 별점을 선택하여 평가를 해주세요. 전문가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 자비로운밀잠자리199
    자비로운밀잠자리199

    안녕하세요. 고석봉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이민하 시인은 20세기 시인 중 난해한 시쓰기의 대표 주자입니다.

    이민하 시인

    2000년 「현대시」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환상수족』(열림원, 2005 )

    이런 시는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가감없이 시인이 일러주는 그대로 마치 순박한 아이처럼, 그대로. 종이와 연필이 없다면 상상으로 ( 절대 논리를 개입시키면 안 됩니다. 빙산과 분화구 , 용암이 도대체 어울리는 조합일까요?).

    자, 우선 북극입니다. 붉은 기운이 도는 빙산을 그립니다.

    그 빙산을 떠받치고 막 분출하려고 시동을 걸고 있는 분화구 두 개도 그리십시오. 물론 오른쪽에 계단을 그려야지요, 바다로 가야하니까. 왼쪽에 용암에 타고 있는 나무도 그렸겠지요?

    그러면 상상의 줌렌즈를 앞으로 쭉 빼십시오. 좀 멀리 찍어야 하니까요. 나비를 한 마리 그리십시오. 대비효과를 위해 흰나비가 좋겠군요. 최대한 날개를 나빌거리는 나비 한 마리. 멀리서 본 나비는 당연히 머리 부분이 안 보이겠지요. 아! 나비의 크기를 말하지 않았군요. 바탕으로 그린 빙산과 분화구 크기만큼 큰 나비를 그려야 하는데...네네 맞아요 포개지도록

    자! 이제 좀 뒤로 물러납니다. 감상 거리는 풍경화를 감상하는 데 아주 중요하니까요! 그림을 전혀 볼 줄 모르신다고요? 풍경을 볼 때 사람의 마음 형상을 보기는 합니다만 저도 그림은 문외한입니다. 좀 물러서셨나요? 자 이제 나비와 바탕의 크기가 거의 같도록 포개셨나요!!

    어때요? 어디서 많이 본 형상이라고요?

    용암처럼 가슴이 타고 망망한 바다로 가는 느낌 뜨거우면서도 맑은 생각의 빙산이 머릿속에 맴맴도는 느낌!

    네! 첫 키스를 나누는 두 연인의 형상과 그 내면..

    훌륭하시군요! 제가 하고싶은 말을 하셨네요.

    다른 그림이 그려지신다고요? 네, 그 그림도 훌륭한 감상법이 될 겁니다. 이런 식의 감상법도 있구나 참고만 하시면 됩니다.^^

  • 안녕하세요. 박남근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시는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에 관해 달라지는데요.

    각자 생각마다 다르죠.

    야한시도 시적으로 표현하면 한편의 짧은 드라마 아닐까요.


    문정희 시인도 멋진시가 많아요

  • 안녕하세요. 장상돈 경제·금융/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현대시를 해석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 아닐까요?

    그냥 몇 번을 읽어보시고 느껴지는 것으로 끝내는 거죠.

    "독자가 없다면, 시인은 언어라는 독방에 갇힌 사람일 뿐이에요. ..... 당신이 있어 가끔은 삶이 새롭고 설레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시인 이민하의 말이다.

    "시를 쓰는 나의 의도만큼 시가 자율적으로 향하는 길을 존중해 줘야 한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도 했다.

    전주에서 태어나 12살의 경험, 첫 등교하여 뒷자리에 앉았던 아이가 그 다음날 죽음으로 돌아오자, 성장기에 죄책감에 시달린 경험, 6학년 1년간 치료때문에 운동장을 내려다보아야만 했던 경험 등으로 국문학을 졸업한 후 지금까지도 오랜 기간 야행성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시인이 겪은 삶의 생채기가 진주가 되어 세상에 빛나고 있다고나 할까요?

    이민하 시인의 '키스論'이 해석을 도와줄까요?

    19금이라 여기에 올릴 수는 없구요^^

    만19세가 넘으셨다면, 검색해서 읽어보세요.

    시어를 분석해 보라고 한다면, 그냥 제 느낌이에요.

    붉은 -> 욕망, 입술의 색깔

    빙산 -> 열정과 이성 사이, 또는 마음 속에서 요동치는 복잡한 생각들, 상대방 심리 파악

    마른 -> 긴장감, 입술이 바짝 바짝 말라들어가는

    성냥을 그어대는 두 개의 분화구 -> 아시겠죠^^

    오른쪽엔 바다로 가는 계단 -> 키스 후에 어떻게든 그 다음 행동이 요구되죠. 그 다음은 무슨 결정을 내릴까요?

    왼쪽엔 용암에 타는 나무 -> 바다와는 대조되는 선택지를 생각해 보시길.....

    찢어질 듯 양 날개로 헤엄치는 -> 시에서 구성의 클라이막스에 대부분 사용할 수 있는 표현들이네요. 찢어지는 감정들, 나비가 헤엄을 치는 게 아니라,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겠군요. 오른쪽 왼쪽 양 선택지 중에 어느 하나를 선택한다면, 그 다음은?

    목 잘린 나비 한 마리 -> 결국은 목 잘리고, 한 마리로 남겨졌네요.

    이민하 시인은,

    성장기의 죄책감, 타자 개념, 연애라는 3개의 카테고리 속에서 상처를 어떻게든 끌어안으려고 하고 있는 것 같네요. 이 말은 제가 시인의 말을 조금만 변형한 것입니다.

    시인은 어떻게든 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대화를 하기위해 세상의 모든 것을 시어로 표현해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