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이나 소도시 주민들이 행정 통합을 반대하며 내세우는 기피 시설 유입 우려에는 현실적인 이유와 심리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행정 통합이 이루어지면 거대 지자체 내에서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하고 인구가 적은 외곽 지역이 시설 부지로 낙점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의사결정 권한이 통합 시청이나 본청으로 집중되면서 세력이 약한 외곽 지역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어려워지는 구조적 문제도 발생합니다.
실제로 과거 통합 사례들을 보면 쓰레기 소각장이나 하수 처리장 같은 님비 시설들이 주로 인구 밀도가 낮은 외곽 면 단위 지역으로 배치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는 보상금 지급이나 편의시설 확충 같은 당근책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는 지역 소멸이나 환경 오염에 대한 공포로 다가옵니다.
또한 통합 지자체가 기업 유치를 위해 산업단지를 조성할 때도 대도시 중심부보다는 외곽의 농지를 전용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유리합니다. 이 과정에서 공해 유발 업종이 들어오게 되면 주민들은 통합이 곧 희생이라는 인식을 갖게 됩니다.
결국 이러한 반응은 과거의 경험적 사례와 힘의 논리에 의한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행정 통합이 지역 균형 발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효율성만을 따져 소외 지역을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경계심이 주를 이루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