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동연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고대 중국에선 황제 외에는 홍색으로 서명을 할 수 없었는데요, 홍색은 지고지상의 권력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형수의 이름을 홍색으로 쓴 것은 지고지상의 권력으로 생명을 박탈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고대부터 붉은색으로 사람의 이름을 쓰는 불길하고, 흉한 일로 인식되어 왔고, 현대 사회에서도 홍색으로 사람의 이름은 쓰는 것은 기피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인주는 붉은 색인데요, 지금도 인주는 결재, 서명, 싸인과 같은 일에 쓰이고 있죠.
그런데 고대 중국에서는 최종 결정권자가 황제 한 사람이었습니다. 황제는 유일한 결재권자였고, 결재에는 옥새를 찍는 인주와 붉은 색 먹물로 쓴 황제의 서명이 들어갔죠.
인주印朱의 붉은 색은 주홍이라 하고, 황제의 의견이나 서명을 쓴 것은 비주批朱라고 합니다. 붉은 인주와 붉은 색 먹물은 지존의 황제 전용이었습니다. 지금이야 누구나 다 인주를 사용할 수 있지만, 고대 중국 사회에서는 황제의 전유물이었죠.
이와 별도로, 중국 한족의 전통 문화에서 홍색은 오행 중의 불을 뜻하는데, 홍색은 위에서 말한 황제 전용 홍색 서명과는 달리 길상, 기쁨, 아름다움, 미녀, 경사 등을 뜻합니다. 민속에서 쓰이는 홍색은 사람의 이름을 쓰는데 사용하지 않고, 기쁨을 나타내는 상징적 색깔이었습니다.
황제가 절대 권력을 상징하여 사용했던 홍색 글씨와 홍색 인주는 민속에서 사용하는 홍색의 의미와는 문화적으로 다른 개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