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상담
술을 마시면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합니다. 부정맥하고는 다를 것 같은데 술에 의해서 두근거림 증상이 나타나는 원리가 궁금합니다.
성별
여성
나이대
50대
배우자가 최근에 술이 좀 취하는 시점에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꼈다고 하네요. 전에는 아무리 마셔도 그러한 증상을 느끼지 못했는데, 배우자 친구분이나 배우자나 그러한 증상을 느낀다고 하는데 심장이라서 좀 걱정이 됩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합니다.
1개의 답변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백승철 의사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술을 마신 뒤 느끼는 가슴 두근거림은 많은 경우 ‘알코올이 자율신경과 심장 박동 조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생기는 정상적인 생리 반응’에 가깝고, 반드시 위험한 부정맥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50대 이후에는 이전과 달리 이런 반응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술이 들어가면 알코올이 혈관을 확장시키고, 심장은 떨어진 혈압을 보상하기 위해 박동 수를 늘리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심장이 “더 세게, 더 빨리” 뛰는 느낌이 들 수 있고, 이게 바로 두근거림으로 인식됩니다. 특히 취기가 올라오는 시점에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은 이 메커니즘과 잘 맞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이유는 자율신경의 변화입니다. 알코올은 부교감신경과 교감신경의 균형을 깨뜨리는데, 이때 교감신경이 상대적으로 우세해지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예민해집니다.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던 심장 박동이 갑자기 또렷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율신경의 조절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예전에는 없던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탈수도 영향을 줍니다. 술은 이뇨 작용이 강해서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빠르게 줄어듭니다. 이 상태에서는 심장이 전기적으로 더 민감해지고,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실제로 술자리 다음 날 두근거림을 더 느끼는 분들도 많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대부분은 위험한 부정맥과는 다릅니다. 하지만 술과 관련된 두근거림이 반복되거나, 심장이 불규칙하게 “툭툭 끊기는 느낌”, 어지럼, 흉통, 숨참 같은 증상과 함께 나타난다면 그때는 단순한 반응을 넘어 알코올 유발 부정맥, 특히 일시적인 심방세동 같은 가능성을 한 번은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홀리데이 하트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현상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정리하면, 술로 인한 두근거림은 혈관 확장, 자율신경 자극, 탈수가 겹쳐서 생기는 매우 흔한 현상이고, 50대 이후에 갑자기 생겼다고 해서 바로 심장병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전보다 술에 대한 심장 반응이 예민해졌다는 신호일 수 있으니, 증상이 생기는 음주량을 줄이거나 속도를 늦추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증상이 점점 잦아지거나 양과 상관없이 발생한다면, 그때는 심전도 검사 (경우에 따라서는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부정맥 확인을 위해 홀터 모니터링을 요구하는 경우있음)정도는 한 번 받아보시는 게 안전한 단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