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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 필독! 노벨상 수상자의 유동적인 '포트폴리오 주식 비중' 조절 방법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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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장에 나만 뒤처지는 기분? 하락장에 속수무책이었다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해법

주식 얼마나 사야해?

위 질문은 "어떤 주식을 사야해?"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투자자들의 난제와도 같은 질문입니다.
주식 비중을 줄이자니 상승장일 때 자산이 늘지 않는 것 같고, 주식 비중을 늘리자니 하락장에서 스트레스가 심하기 때문이죠. 내가 정한 포트폴리오가 의미는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경험은 많은 투자자들이 겪는 어려움입니다. 특히 언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할지, 즉 리밸런싱 시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작정 시장 상황에 따라 감으로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여기, 이러한 고민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는 경제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쉴러 교수입니다. 그는 시장의 비효율성과 투자 심리에 대한 연구로 유명하며,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의 고평가 및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유용한 지표를 개발했습니다. 그 지표가 바로 오늘 우리가 알아볼 ECY(Excess CAPE Yield) 입니다. ECY를 알아보기에 앞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개념이 있는데, ECY 등장 이전 시장 판단 지표로 제시되었던 CAPE(Cyclically Adjusted Price Earnings) Ratio, 일명 '쉴러 PE 비율'입니다.

CAPE Ratio란? 쉴러를 알면 증시가 보인다

Cyclically Adjusted Price Earnings를 번역하자면 순환하는 경기에 따라 조정된 주가수익비율을 의미합니다.

경기... 조정... 주가수익... 벌써 글이 눈에 안 들어오시는 분들을 위해 주가수익비율(PER)부터 설명을 드리자면, 현재 주가를 최근 1년 동안의 기업 순이익으로 나눈 값을 의미합니다.
주가를 기업의 이익으로 나눠서 알게 되는 것은: 이 값(PER)이 높으면 주가가 비싸다는 것, 낮다면 주가가 싸다는 것입니다. 황금 알을 낳는 거위를 살 때 거위의 가격과 앞으로 낳을 황금 알들의 가치를 비교해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것처럼, 주가와 기업의 순이익을 비교해보는 것은 주식에 대한 매수 결정을 할 때 합리적인 논리 중 하나입니다.

파란 소파에 앉아있는 로버트 쉴러 교수.

PER? 저는 단기적인 시장 예측에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고, 가치에 기반한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쉴러 교수는 단기적인 이익 변동에 따라 PER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PER은 최근 1년 동안의 기업 순이익을 사용한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일시적인 경기 침체로 기업 이익이 줄어들면 PER이 높아져 실제보다 주가가 비싸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가 오히려 장기적으로 투자하기 좋은 시점일 수도 있죠.

그래서 쉴러 교수는 최근 10년 동안의 기업 순이익을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여 조정한 후, 이 평균값을 현재 주가로 나누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마치 10년 치 평균 성적을 기준으로 학생의 실력을 평가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CAPE Ratio(쉴러 PE비율)의 수식을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현재 주가) ÷ (지난 10년간 인플레이션으로 조정된 평균 주당 순이익)

쉴러 교수는 왜 장기적인 시장 분석에 집중했을까?

"인간은 항상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존재가 아닙니다. 투자 결정 역시 감정과 심리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자신의 심리적 편향을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노벨 경제학상 수상 연설 中

로버트 쉴러 교수는 인간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존재가 아니고 투자 결정 역시 감정과 심리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행동 경제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변수가 너무나도 많은 단기적인 시장 예측은 매우 어렵다고 강조합니다. 그렇기에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비이성적인 과열이나 침체를 활용하는 투자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합니다.

마치 날씨 예보처럼, 당장 내일의 비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계절의 변화는 예측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계속 증가하기만 하는 쉴러 PE 비율? 주식은 대체 언제 사나...

1881년 부터의 Shiller PE Ratio 꺾은선 그래프.

1881년 부터의 Shiller PE Ratio, gurufocus

이제 우리는 쉴러 PE 비율이 높다면 증시가 고평가인 상태고, 낮다면 저평가인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25년 4월 현재의 쉴러 PE 비율은 31.8입니다. 전체 기간 평균은 17.6이고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나 AI 거품론 등 최근 하락세는 마치 코로나를 다시 연상케 했는데, 쉴러 PE 비율은 아직 평균 값까지 한참 남은 모습입니다.
포트폴리오고 뭐고 앞으로 대하락이 올 예정이니 당장 주식을 몽땅 다 팔아야 하는 것일까요?

다 팔아버리기엔 이릅니다. 쉴러 PE 비율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쉴러 PE 비율이 장기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주요 원인은 장기적인 금리 하락 추세입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미래에 얻을 수 있는 이익의 현재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동일한 수준의 이익에 대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전반적인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이어져 쉴러 PE 비율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경제 구조의 변화, 예를 들어 서비스 산업이나 기술 산업의 성장으로 인해 기업들의 수익성이 과거보다 높아졌을 가능성도 쉴러 PE의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등장했다, ECY(Excess CAPE Yield)

쉴러 교수가 본인의 지표를 소개하면서 이 숫자가 올라가면 주식이 고평가인 것이라고 했는데, 지표가 계속 올라가기만 하니 참 난감했을 것입니다. 주식 비관론자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 쉴러 교수는 새로운 것을 소개했습니다. 초과 CAPE 수익률을 의미하는 ECY입니다.

ECY를 아주 쉽게 설명하자면, "위험한 주식 투자가 안전한 채권 투자보다 얼마나 더 매력적인가?" 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치 위험한 놀이기구를 타는 대신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재미'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과 비슷합니다. 주식 투자는 채권 투자보다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우리는 채권보다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게 됩니다. ECY는 바로 이 '기대 수익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죠.

ECY는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1. 쉴러 수익률 계산: 먼저 쉴러 PE 비율의 역수를 구합니다. 이는 주식 시장 전체의 장기적인 수익률 기대를 의미합니다. 마치 "이 가격에 주식을 사면 앞으로 연평균 몇 % 정도 벌 수 있을까?" 하는 기댓값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 실질 채권 수익률 계산: 안전 자산의 대표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에서 물가 상승률(인플레이션율)을 뺀 값을 구합니다. 이는 채권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3. ECY 계산: 쉴러 수익률에서 실질 채권 수익률을 빼줍니다. 이 값이 바로 주식 투자가 채권 투자보다 얼마나 더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ECY입니다.

ECY(청색)와 10년 간 연간화된 초과 수익률(황색) 꺾은선 그래프.

ECY(청색)와 10년 간 연간화된 초과 수익률(황색), grizzled investor

ECY와 실제 10년간의 연간화된 초과 수익률 (Subsequent 10 Year Annualized Excess Returns)을 비교한 결과, 상당히 유사한 흐름을 보여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ECY가 장기적으로 주식 시장이 채권 시장 대비 얼마나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를 예측하는 데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즉, 현재 ECY 값이 높다면 앞으로 10년 동안 주식에 투자했을 때 채권보다 더 높은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반대로 ECY 값이 낮다면 주식과 채권의 기대 수익률이 비슷하거나 주식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ECY는 뭘 봐야 하는 건데? 국채 수익률과의 비교

이제 ECY가 주식 투자의 매력도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ECY 값을 무엇과 비교해야 투자 전략을 세울 수 있을까요? 바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입니다. 특히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참고되는 안전 자산의 수익률 지표입니다.

ECY 값을 국채 수익률과 비교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투자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ECY가 국채 수익률보다 높을 때: 주식 시장이 채권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매력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상승장에서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자산 증식의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 ECY가 국채 수익률과 비슷하거나 낮을 때: 주식 시장의 매력도가 채권 시장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의 비중을 줄이고 채권이나 현금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고려하여 위험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하락장에 대비하고 자산을 보존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죠.

과거에 주식과 채권 비중을 고정해두고 시장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를 활용한 자산 배분 전략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20년 간 ECY, 미국채 10년물, S&P500 비교 꺾은선 그래프

20년 간 ECY, 미국채 10년물, S&P500 비교, gurufocus

핵심은 ECY가 단순히 주식 시장 자체의 고평가 및 저평가를 판단하는 것을 넘어, 안전 자산과의 상대적인 매력도를 비교하여 포트폴리오의 자산 비중을 유동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지표만 보고 앞으로의 증시를 예측하는 것은 건강하지 못한 행동입니다. 위험과 기대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하며, 차액 실현을 위한 거래가 아닌 자산의 매력에 기반한 거래가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궁극적인 투자의 방향성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CY와 국채 수익률 비교는 여기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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