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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유예도 취소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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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염 변호사


기소유예를 받으면 많은 분들이 “재판에 안 넘겨졌으니 끝난 것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꼭 그렇게 가볍게 볼 수만은 없습니다. 기소유예는 무혐의가 아니라, 혐의는 인정된다고 보면서도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나는 하지 않았는데 왜 이런 처분을 받아야 하지?”라는 억울함이 크게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검토할 수 있는 절차가 바로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입니다. 헌법재판소는 기소유예처분도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므로, 그로 인해 기본권이 침해되었다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소유예라고 해서 언제나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만 모든 기소유예가 곧바로 헌법소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하고, 사실관계 판단이나 법률 적용에 중대한 잘못이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증거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거나, 피의자에게 유리한 자료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거나, 법리상 범죄 성립이 의문인데도 혐의를 전제로 처분이 내려진 경우라면 헌법소원 검토 필요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런 절차의 핵심은 “억울하다”는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왜 그 처분이 자의적이거나 헌법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려운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실무상 특히 중요한 것은 청구기간입니다. 헌법재판소법상 권리구제형 헌법소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 그 사유가 있는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헌법소원도 이 기준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처분 통지를 받은 뒤 한참 지난 다음에 대응을 고민하면, 내용과 무관하게 기간 문제로 판단조차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자주 묻는 부분은 “바로 헌법소원을 낼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피의자가 받은 기소유예처분에 대해서는 항고나 재항고 같은 직접적인 법정 구제절차가 따로 없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직접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수사재기신청이나 진정서 제출은 법률이 정한 직접적인 구제절차로 보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이해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절차상으로는 변호사 대리인이 필요한 점도 중요합니다. 헌법재판소 FAQ에 따르면, 피의자는 기소유예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일로부터 1년 이내에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해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고, 자력이 없는 경우에는 국선대리인 선임 신청도 가능합니다. 전자헌법재판센터에는 기소유예에 대한 헌법소원 작성례도 공개돼 있어 절차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국 기소유예 헌법소원에서 중요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내가 억울하다는 감정보다 기록상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를 정리하는 것. 둘째, 불기소이유통지서와 수사기록, 문자, 녹취, CCTV, 제3자 진술 등 객관자료를 중심으로 쟁점을 다시 구성하는 것. 셋째, 청구기간을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기소유예는 언뜻 보면 선처처럼 보일 수 있지만, 혐의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에게는 결코 가볍지 않은 처분이기 때문입니다.

기소유예를 받았다고 해서 언제나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헌법소원은 단순한 불만 제기가 아니라, 처분의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를 구체적으로 짚어야 하는 절차입니다. 억울한 기소유예라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처분 이유와 기록을 빠르게 검토해 헌법소원 대상이 되는지부터 차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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