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하 치과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치과의사 최석민입니다.
지금까지 아하 QnA에서 받은 수천여개의 질문들 중 공통적으로 궁금해 하는 부분을 주제로 선정하여 자세하고, 이해하기 쉽게 다뤄보는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제 글을 통해 치과와 관련하여 조금이라도 도움 되는 지식들을 챙겨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금이 간 치아(크랙치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28개의 영구치는 이름과 달리 아쉽게도 '영구'적이진 않습니다. 치아들은 매일 음식을 섭취하고, 위아래 치아끼리 부딪히면서 '모진 풍파'를 겪습니다. 그러면서 치아는 마모 되기도 하고 깨지기도 하는데요. 때로는 치아에 금이 가기도 합니다.
치아가 견딜 수 있는 힘은 얼마나 되나요?
치아의 압축력에 대한 실험(in-vitro)이 있습니다. 실험에 따르면 치아가 견딜 수 있는 힘은 300~400MPa라고 합니다. 이건, 단위면적(1cm^2)당 치아에 약 3톤의 누르는 힘이 작용해도 치아가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고로 300MPa 정도면 초고강도 콘트리트의 압축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치아는 왜 금이 가나요?
앞서 소개한 실험의 조건은 하중이 치아 표면에 고르게 분산된 경우였습니다. 치아의 특정 좁은 부위에 강한 힘이 작용하게 되면 치아도 깨지거나 금이 갈 수 있죠. 주로 외력이 온전히 치아에 흡수되는 경우 치아에 크랙(금)이 생기고, 치아 파절이 되는 경우 파절편으로 외력이 향해 해소된 경우입니다.
어떤 경우에 치아에 금이 가나요?
식사 중 젓가락이나 숟가락 식기를 모르고 씹거나, 넘어지거나, 날아오는 물체 등에 맞거나, 교통사고 등의 외상으로 치아 크랙이 생기기도 하고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먹다가 치아에 과도한 힘과 압력이 가해져 크랙이 생기기도 합니다. 얼음, 땅콩, 깍두기, 사탕 등이 딱딱한 음식의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치아에 금이 갈 경우 어떤 증상이 있을 수 있나요?
금이 간 정도에 따라 다릅니다.
1) 실금(치관잔금, craze line)의 경우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큰 충격이 가해지지 않아도 치아 표면에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안쪽까지 금이 진행된 경우를 크랙치아(crack tooth)라고 하고 갈라진 단면이 음식을 씹을 때 들썩거리며 움직이기 때문에 찌릿한 느낌의 통증이 있고 찬 음식에 시리기도 합니다.
3) 크랙이 깊게 뿌리까지 진행되는 경우(split tooth, vertical root fracture) 대게 가만히 있어도 치아가 아프기도 합니다.
금이 간 치아 치료는 가능한가요?
치아에 금이 간 경우 두 가지 관점에서 치료가 필요합니다.
1) 첫번째 관점은 더 이상 금이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번 금이 간 치아는 그쪽으로 음식물을 씹을 경우 '쐐기효과(wedge effect)'에 의해 더 금이 진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치아 절편이 벌어지지 않도록 크라운을 씌워 꽉 붙들어 매주어야 합니다.
2) 두번째 관점은 통증 경감입니다. 신경치료를 통해 신경을 죽이고 통증 감각을 느끼지 않도록 합니다.
크라운 치료를 먼저 할지 아니면 신경치료를 먼저 할지는 현재 환자분이 느끼는 증상에 따라 다릅니다. 당장 가만히 있어도 아프고 그러면 당연히 신경치료를 먼저 빨리 해주어야겠죠.
다만, 금이 간 치아의 경우 치료 전 항상 환자분들께 치료 성공률이 100%가 아니고 크라운까지 씌워두더라도 치아를 오래 쓰지 못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하고 동의를 구합니다.
치관잠금(craze line)의 경우 특별히 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치과에서 처치할만한 것도 없습니다. 평상시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조심해서 식사하시면서 관리 잘해주시면 되고요.
크랙치아(crack tooth)에 대해서 주로 위와 같이 신경치료+크라운치료를 진행하고, split tooth나 vertical root fracture(VRF)의 경우 치아를 살리는 치료가 거의 어렵다고 보시면 됩니다.
크랙 치아는 환자도 고통스럽지만 술자도 치료하기 까다롭답니다. 늘 강조하지만 가장 좋은 건 예방이죠. 평소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 등은 되도록이면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