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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범죄 | 가상화폐와 인공지능를 강조하며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에는 다단계 투자사기 등 형사범죄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2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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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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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블록체인 & 가상화폐가 국내에서 붐업(boom-up)되기 시작하던 시절부터 ICO, IEO, STO 등 가상화폐 발행에 관련된 법률자문과 가상화폐 투자자, 발행회사, 거래소 사이의 다양한 법률분쟁(민사/형사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블록체인 & 가상화폐 분야를 담당하며 느낀 점이라면, 미국 서부의 골드러쉬(Gold-rush)가 연상될만큼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탐욕이 어우러져 정말 많은 사기꾼들이 "한탕을 노리며" 이 바닥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외의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자신들의 강점과 미래 비전을 어필하면서 가상화폐(코인)를 발행하며 투자를 받고,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을 하였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프로젝트는 몇개 안되고, 대다수가 투자금만 노린 유령 프로젝트가 되었으나 여전히 코인들은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아이러니가 지금의 현실입니다.

가상화폐는 주식과 달리 내재가치가 없어 그 자체로도 투기성이 높은 자산이지만, 항상 새로운 테마를 찾아 결합하고 그 투기성을 극대화시키는 경향이 있는데요. ICO와 상장에서 시작되었던 초기 모습이 거래소를 통한 코인판매라는 IEO, 증권형 가상화폐 발행이라는 STO, 고유성을 가지는 NFT, 메타버스 등의 여러 테마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건 사고가 많이 있었고, 가상화폐의 시스템 트레이딩, 가상화폐를 활용한 파생상품 등에서도 많은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최근 노년층을 노리는 다단계 투자사기에 가상화폐는 단골소재처럼 활용되는데, 이번에 소개할 사건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AI와 결합을 시도하여 그 투기성을 극대화 시킨 사건입니다.

사건개요

A사는 "인공지능 컴퓨터"를 활용한 비트코인 거래로 고수익을 창출한다며 투자상품을 다단계 방식으로 판매했습니다. 지점장과 상위사업자들은 투자금이 비트코인 형태로 "파나마 본사"에 송금되어 AI를 통해 수익을 낸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신규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 구조였습니다.

민사사건에서는 지점장과 상위사업자의 투자사기를 공동불법행위로 인정했고, 하위 사업자에게는 구체적인 공모관계 입증이 부족하다고 하여 불법행위책임의 성립이 부인되었습니다. 형사사건에서는 당연히 사기 등의 범죄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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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다단계 투자범죄에 대한 이해와 대응방안

1) 정상적이지 않은 영업방식으로 탐욕을 자극하며 신뢰를 쌓아간다

가상화폐 투자범죄는 대부분 다단계 판매조직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상화폐 투자범죄라고 일반적인 다단계 투자범죄와 특별한 차이점이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용어와 방식의 생소함과 아이템의 참신함만이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비대칭성에서 이익을 내는 곳이 다단계 범죄조직입니다.

폰지사기 구조의 다단계 판매조직은 언제나 동일한 범죄수법으로 투자를 권유하는데 오로지 변화하는 건 투자의 대상이 된 객체입니다. 제가 담당해본 사건만 해도 주식, 비상장주식, 부실채권(NPL) 가상화폐부터 부동산, 렌트카, 금, 보물, 농수산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대중의 관심과 탐욕만 자극할 수 있다면 그 대상은 무제한적입니다.

계층화된 영업조직을 꾸리고, 누가봐도 이 분야에서 일할거 같지 않은 사람들이 투자를 권유(정상적인 블록체인 회사는 전형적인 IT 계열 공대생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회사의 영업형태가 아닌 방식으로 접근하며(주로 직장동료 등 지인, 친구, 가족들의 소개가 많고 손에 손잡고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초반에는 약속했던 수익금을 지급하며 돈 거래규모를 키워갑니다 몇천에서 시작했다가 몇억까지 가는 방식으로요.

투자는 High-Risk High-Return이라 위험에 비례하는 수익을 얻게 되지만, 내가 부담하는 위험은 상대적으로 적은데 너무 높은 수준의 수익을 제시하는 투자 건들은 대부분 사기의 영역에 포함되며, 결과적으로는 High-Risk No-Return이 됩니다.

2)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했던 바로 그 순간 먼저 행동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한 피해자들의 마음과 생각은 두가지로 쪼개지는데요. 50%는 소개해줬던 친구나 지인 등에 대한 신뢰와 그동안 받아왔던 수익금 등을 이유로 사기가 아니라고 믿고 싶고, 50%는 지금 내가 먼저 형사고소나 소송 등을 통해 이슈를 일으키면 오히려 나만 투자금을 못 돌려받는 게 아니야?라고 두려워합니다. 차라리 사기꾼을 그대로 냅둬서 다른 사람의 투자금으로 내 돈을 돌려받으면 그만 아니야?라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에 빠지기도 하죠.

다단계 금융범죄 사건을 담당할 때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모든 피해자들이 저런 생각으로 고민하는 동안 본인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됩니다. 오히려 소중한 돈을 뺏어간 범죄자들의 말에 놀아나며 기다리고 고민하고 연락하고, 또 기다리고 고민하고 연락하기를 반복합니다. 하지만 범죄자들은 이 시간 동안 그동안 모아 놓은 돈을 빼돌리며, 해외로 도피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여전히 사기를 치며 돌려막기 규모를 키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형사고소나 소송을 통한 압박도 행동도 가장 먼저 하는 사람만이 합의를 통해 원금에 가까운 회수가 가능하며, 나중에 집단적으로 고소나 소송이 들어가고, 언론에도 이슈가 되는 순간부터는 사실상 투자금 회수가 요원할 수 있습니다. 이미 문제도 너무 크고, 돈 돌려달라고 아우성치는 피해자들이 너무 많아 해결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저희 로펌이 담당했던 사건에서도 원금회수율이 0% ~ 100%까지 다양했지만, 먼저 민사, 형사 등 법률조치를 시작하며 사기꾼들의 멱살을 잡을 용기로 협상하는 피해자만이 원금을 회수할 수 있었습니다.

가상화폐 투자범죄나 다단계 사기의 피해자가 되신 분들은 최대한 빨리 변호사를 찾아 조언을 받으세요.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만으로도 주관적인 감정을 넘어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며, 필요한 경우 신속한 법률조치를 통해 범죄자들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번호뽑기와 같아서 법률조치를 포함한 협상이나 재판의 결과로 그들에게 가장 머리 아픈 첫번째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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