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영화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과거 '평제탑’이라고도 불렸는데, 이는 탑에 새겨진 '대당평백제국비명’이라는 비문 때문입니다. 이 비문은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백제를 정벌한 후 그 공적을 기록한 것으로, 탑이 백제를 평정했다는 의미에서 '평제탑’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초층탑신(初層塔身) 4면에는 당(唐)의 소정방이 백제를 멸한 다음 그 기공문(紀功文)을 새겨 넣었으나 이는 탑이 건립된 훨씬 뒤의 일입니다.
탑의 건립 시기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정방의 기공문을 새기기 한참 이전인 6세기 중엽에 창건된 정림사와 함께 세워졌을 것을 추정됩니다. 따라서 소정방은 당시 뱍제를 대표하는 탑에 자신의 업적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을 새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