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차례를 설날과 추석에만 지내게 된 것은 오래된 일은 아닙니다. 예전에는 한식, 단오, 중양절 같은 절기는 물론이고 형편이 허락하는 집안에서는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도 조상님께 문안 인사를 드리는 차례를 지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로 넘어오며 산업화가 진행되고 생활 양식이 바쁘게 돌아가다 보니 현실적으로 그 많은 날을 다 챙기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우리 민족에게 가장 큰 의미가 있는 새해의 시작인 설날과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가장 풍요로운 시기인 추석, 이 두 명절로 자연스럽게 축약되어 남게 된 것입니다.
또한 차례는 돌아가신 날 밤에 엄숙하게 지내는 기제사와는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차례의 한자를 보면 차(茶)를 올리는 예절이라는 뜻인데 원래는 거창한 제사상이 아니라 햇곡식이나 차 한 잔을 올리며 계절이 바뀌어 인사를 드립니다라고 보고하는 축제 같은 성격의 인사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온 가족이 모이기 쉽고 계절의 마디가 확실한 큰 명절에만 지내게 된 것입니다. 조상님께 안부를 전하는 기분 좋은 시즌 인사가 가장 상징적인 날들에만 집중되면서 지금의 문화로 정착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