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상민 과학전문가입니다.
영원히 우리에게 생명의 원천인 빛 에너지를 줄 것이라 믿고 있는 태양도 다른 별들과 마찬가지로 운명의 시간을 겪게 됩니다. 진화 이론에 따르면, 태양은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에너지를 발산하지 못하는 시기에 도달합니다. 약 64억 년 후, 태양 중심핵에 있는 모든 수소 연료는 헬륨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제 중심핵은 더 이상 내리누르는 압력을 이기지 못해 수축하기 시작하며, 중심핵이 수축하면서 중심핵 바깥쪽의 온도가 수소를 태울 정도로 높아지게 됩니다. 이러한 ‘껍질 수소 융합’이 계속되면서 태양의 외곽층은 엄청나게 부풀어 오르게 되는데, 즉 적색 거성(Red Giant)으로 불리는 진화 단계에 접어들게 된 것입니다. 그 뒤에 태양은 행성상 성운으로 불리는 헤일로를 형성하면서 외곽층의 물질을 대량 우주 공간으로 방출하여 두 번째 적색 거성 시기를 겪게 되고, 이때까지 현재의 질량을 약 40% 정도를 잃게 됩니다. 종국에는 어떠한 핵융합 반응을 하지 않는(에너지를 방출하지 않는) 백색왜성(이 천체가 시간이 지나 점차 차가워지는데 결국에는 흑색왜성이 됩니다.)으로 진화하게 되는데 이때는 현재 질량의 약 62%까지 줄어듭니다. 태양이 방출하는 물질은 핵융합 반응으로 만든 헬륨과 탄소로, 이들은 성간 물질이 되어 향후 태어날 별들의 재료가 됩니다.
태양이 적색거성이 되면, 반지름은 현재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천문 단위. astronomical unit. AU)의 1.2배까지 커지게 됩니다. 그리고 태양이 질량을 많이 잃었기 때문에 지구 공전 궤도도 태양으로부터 많이 후퇴하게 됩니다. 지구 공전 궤도가 태양 표면 밖에 있다고 하더라도 태양 중력권(로쉬의 한계 내) 안에 있게 되므로 지구는 태양에 빨려 드러가게 될 것입니다. 백색왜성이 된 태양은 현재의 화성까지 삼키고 나머지 외행성만으로 이루어진 초라한 행성계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