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상황을 정직하게 이야기 주셨다면, 캡슐 내시경 혹은 소장 내시경 (국내에서 몇 기관만 가능)을 해야하는 케이스 입니다.
현재 양상은 단순 치핵(치질)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특히 “검은색 혈변”과 “빈혈 동반”은 상부 위장관 또는 소장 출혈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병태생리적으로 선홍색 혈변은 직장·항문 등 하부 출혈이 흔하고, 검은색 혈변(흑색변)은 위나 십이지장에서 출혈된 혈액이 소화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 내용처럼 두 가지가 섞여 있고 빈혈까지 진행된 경우는 단일 병변보다는 “지속적 출혈원 미확인 상태”로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임상적으로 중요한 가능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위·십이지장 궤양 또는 미세 출혈 병변입니다. 둘째, 소장 출혈(혈관기형, 소장 종양 등)로, 일반 내시경으로는 확인이 안 됩니다. 셋째, 대장에서도 간헐 출혈이 있지만 초기 내시경에서 놓쳤을 가능성입니다. 넷째, 약물은 없다고 하셨으나 고혈압 환자에서 혈관 취약성 증가도 일부 영향 줄 수 있습니다.
이미 위내시경, 대장내시경을 했는데도 원인이 없고 출혈이 지속되면 다음 단계 평가가 필요합니다. 우선 소화기내과에서 “원인 미상 위장관 출혈”로 재평가를 받는 것이 맞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캡슐내시경(소장 전체 확인), 필요 시 소장내시경, 그리고 출혈 시점에 맞춘 CT 혈관조영 검사가 도움이 됩니다. 빈혈이 진행될 정도면 검사 우선순위가 높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핵심은 “치질 재발”로 보기보다 “상부 또는 소장 출혈을 놓치고 있는 상태”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출혈이 계속되면 수혈이 필요할 수도 있으므로 지체 없이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진료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