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승호 전문가입니다.
보일러실 문을 상시 개방하고 생활하셨더라도 물이 직접 닿지 않았다면 당장 큰 고장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보일러는 기본적으로 연소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습기에는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화장실과 연결된 구조라면 일반적인 방보다 습도가 훨씬 높을 텐데 장기적으로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보일러 내부 부품의 부식입니다. 화장실에서 발생하는 습기가 보일러실로 계속 유입되면 보일러 외함뿐만 아니라 내부의 정밀한 회로 기판이나 금속 배관들이 미세하게 부식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전자기판에 습기가 반복적으로 맺혔다 마르기를 반복하면 오작동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보일러실에 있는 작은 창문을 통해 외부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는데 화장실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만나면 보일러 표면에 결로 현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결로로 생긴 물방울이 보일러 아래쪽으로 흘러내려 컨트롤러 박스나 전기 배선 쪽으로 스며드는 것이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화장실을 사용한 직후나 샤워 중에는 보일러실 문을 닫아두어 직접적인 습기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화장실 습기가 다 빠진 후에는 다시 환기를 위해 열어두는 식으로 관리하시면 됩니다. 4년 동안 큰 이상이 없었다면 이미 기기가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예방 차원에서 1년에 한 번 정도는 보일러 덮개를 열어 내부 배선에 하얀 가루 같은 부식 흔적이 있는지 체크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