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상훈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우리가 자주 하는 예화가 있다. 20대는 20km, 30대는 30km, 40대는 40km, 50대는 50km, 60대는 60km로의 속도로 흘러간다는 말이 있다. 우스갯소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곰곰히 되새겨 보면,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나온 말일 것이다. 전에 잠시 있었던 미국 캔자스주립대학교과 미주리 주립대학교에서 공동 연구팀에 의하면, 시간에 가속도가 붙는 이유는 별개의 경험이 뭉쳐져 하나의 덩어로로 인식되어지는 일이 나이가 들수록 많아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몸에는 리듬과 템포를 유지하는 생체시계가 있다. 이 생체시계는 나이가 들수록 속도가 느려져 행동이 둔해진다. 행동이 둔해지면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절대적인 시간의 양은 똑같기에 행동의 속도가 느려지면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할 수 밖에 없다.
피터 맹건 심리학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빠르게 느껴지는 원인을 '도파민'을 통해 설명한다. 중뇌 흑질 영역에 있는 도파민이 많이 분비될수록 생체시계가 빠르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피터 맹건 교수는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별 실험 참가자들에게 눈을 감고 3분이 됐다고 생각할 때 스톱워치를 정지하는 실험을 했다. 연구 결과 20대는 평균 3분 3초, 60대는 3분 40초에 스톱워치를 정지시켰다. 생체시계가 느려질수록 외부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빠르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도파민 분비도 감소하지만, 경험을 인식하는 습관이 시간을 빠르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