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경태 과학전문가입니다.
'분노의 역류' 영화를 보면, 소방관들이 화염이 없는 집에 들어가서 아무 생각없이 문을 열었다가 갑자기 폭발하는 화염에 죽음을 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것을 'Back Draft' 라고 하지요.
이런 현상은 연소의 3요소(발화점, 연소물질, 산소) 중 산소만 부족한 상태로 발화점과 연소물질만 대량으로 공급되고 있는 상태(밀폐된 방안에서 불이 나면 이와 같은 상태가 되기 쉽죠)에서 갑자기 대량의 산소가 공급되면 그 산소가 공급되는 방향으로 폭발하듯 급격히 연소가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산불과 같이 개방된 곳에서의 화재에서는 보기 힘든 현상이겠지요.
하지만, 산불의 경우도 큰 나무들이 많이 밀집된 숲에서 넓은 면적이 한꺼번에 타고 있을 때에는 연소면적의 중심부에서는 마찬가지로 산소가 부족할 수 있게 됩니다. 가까운 주변에서도 마찬가지로 연소를 위해 엄청난 양의 산소를 소비해 버렸고, 연소열로 인한 엄청난 상승기류가 상공에서의 산소유입까지 막아버리게 되니까요. 이렇게 되면, 영화에서 본 것과 같이 호수 상공과 같은 신선한 산소 공급원으로 불의 폭풍이 몰아쳐오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정말 이렇게 되려면 여러가지 조건이 만족을 해야 합니다. 우선, 매우 넓은 면적이 한꺼번에 타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자주 보는 대형 산불들은 타버린 면적이 넓기는 하지만, 그것이 한꺼번에 다 타버린 것이 아니고 불의 띠를 이루면서 야금야금 태워가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잘 일어나지 않지요.
그리고, 폭풍이 일어날 때까지 버티고 있을 수 있는 대량 산소 공급원이 필요합니다. 영화에 나온 호수처럼요. 이것도 웬만한 크기가 아니면 폭풍이 일어나기 전에 이미 산소를 다 뺏겨버리고 말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