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양균 경제·금융전문가입니다.
모라토리움은, "미안하지만 조금만 기다려줘!" 이고,
디폴트는, "못 갚겠으니까 배째!" 입니다.
물론 둘 다 채무자가 선언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디폴트만은 채권자도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이것을 크로스디폴트라고 하죠.
예를 들어 어떤 국가가 채무 기한안에 채무를 갚지 못해서 모라토리움을 선언했을 때, 채권국이 "웃기시네. 갚을 능력 없는 거 다 알아!" 라고 선언해버리는 겁니다.
디폴트와 모라토리움의 차이 중에 다른 하나는 모라토리움은 문제가 된 채무에 대한 변제 의무가 유효하지만(유예되었을 뿐), 디폴트는 해당 채무의 변제 의무가 상실됩니다.
쉽게 말해서 안 갚아도 된다는 소리죠.(사실은 못 갚는 거지만) 단순히 생각하면 채무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인 거 같지만, 담보가 있는 경우는 담보를 압수하거나 담보가 없는 경우는 채무에 해당하는 채무자의 재산을 압류하는게 가능합니다.
이를테면 채무보다 담보가치가 큰 경우에 채무자가 모라토리움을 선언하면, 채권자는 크로스디폴트를 먹이고 담보를 꿀꺽해도 된다는 소리입니다.
담보 없으면 채무만큼 채무자의 재산에 가압류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