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태초의 지구에는 흙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고 오직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단단한 암석만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다양한 종류의 흙은 이 암석들이 수십억 년의 세월 동안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겪으며 환경에 맞춰 재탄생한 결과물입니다.
처음에는 격렬한 일교차로 인해 암석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다가 균열이 생겨 잘게 부서지는 물리적 풍화가 일어났습니다. 이후 원시 바다가 생기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녹아든 산성비가 내리면서 암석 속의 성분들을 녹여내는 화학적 변화가 본격화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암석을 구성하던 단단한 장석 같은 광물들이 물과 반응하여 미세하고 찰진 성질을 가진 점토 광물로 체질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또한 단단하고 안정한 석영 성분은 끝까지 살아남아 모래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결정적인 변화를 준 것은 생명체의 등장입니다. 육상으로 올라온 이끼와 미생물들이 암석을 녹이는 산을 분비해 풍화를 촉진했고, 동식물의 사체가 썩어 만들어진 검은 유기물층이 모래, 점토와 뒤섞이면서 비로소 식물이 자랄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이 완성되었습니다.
이처럼 변해가는 과정에서 그 지역의 기후가 고온다습하여 성분이 많이 씻겨 내려갔는지, 혹은 건조했는지에 따라, 그리고 기반이 된 암석이 화강암인지 현무암인지에 따라 점토와 모래의 비율, 포함된 미네랄의 종류가 달라지면서 지금처럼 다채로운 성질을 가진 수많은 종류의 흙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