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의 탈중앙화는 실현가능성이 있나요?
여러 커뮤니티에서 사람들과 코인 탈중앙화 주제로 토론을 하곤 하는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인은 국가의 통제를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저 또한 코인시장에 뛰어든 초기에는 탈중앙화를 외첬지만, 시간이 지나고 현실을 알고나니 그렇지 않아 보이더군여..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는 가능성이 있을까요?
만약 탈중앙화가 가능해지면 우리 생활에 어떠한 변화를 줄까요?
자세히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코인의 탈중앙화는 실현가능성이 있나요?
블록체인의 이념이 탈중앙화라고 하는 것은 사실 근거가 약할 수도 있습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논문(비트코인 : P2P 전자 화폐 시스템 https://bitcoin.org/bitcoin.pdf)에서 사토시 나카모토가 분산원장시스템을 활용한 전자 화폐 시스템을 제안하기는 했지만 그것이 '탈중앙화'를 궁극적인 이상으로 삼은 것은 아니며 논문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실제 화폐처럼 널리 사용되는 '대중화'를 목표로 한 것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다만 신뢰할 수 있는 제3자가 없이도 직접적인 거래가 가능하고, 취소가 불가능한 거래를 통해 사기로부터 거래 당사자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을 뿐입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을 만들었지만 그는 현재까지도 그림자의 위치에서 그 정체를 숨긴 채로 존재하고 있으며 결국 그의 의도와는 상관이 없이 어느 순간부터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겨난 '탈중앙화'라는 개념이 중요하게 생각되고 반드시 이루어야만 하는 목표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탈중앙화의 목적은 중앙화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탈중앙화 되었을 때의 장점을 취하기 위함이기도 하면서 블록체인이 어느 한 개인이나 집단의 전유물이 되어 그들의 마음대로 좌지우지 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블록체인이 완전히 탈중앙화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를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자면, 우선 블록체인이 공짜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누군가는 풀노드를 구축하여 운영 중이고 또 어떤 사람은 마이닝 노드로서 열심히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투입하는 시간과 자원, 비용이 없다면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유지될 수가 없게 됩니다.
또한 어떻게 보면 비트코인이 소유의 측면에서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비트코인이 세상에 등장했을 때부터 다른 사람보다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했거나 초기에 비트코인을 사거나 모을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그들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많은 BTC를 소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해킹이나 사기를 통해 얻은 것이 아니라면 그러한 소유의 문제들로 비트코인이 탈중앙화 되어 있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따라서 제가 생각하는 탈중앙화란, 탈중앙화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비트코인 채굴의 집중화나 소유의 불균형을 해결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블록체인을 이용하는데 있어서 다른 사람의 간섭을 받지 않고, 보안상 위협에 대한 걱정이 없이, 나의 자산을 온전히 나의 통제 안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며 이용할 수 있는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BTC를 강제로 빼앗거나 내놓으라고 강요할 수가 없고 소유하고 있는 코인을 매도하여 수량을 줄이라고 강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소유의 불균형 문제를 강제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오히려 개개인의 참여자의 자유로운 참여 권리, 누군가의 통제를 받지 않을 권리를 블록체인 상에서, 그리고 현실 세계에서 더욱 강하게 주장하는 것이 탈중앙화를 추구하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가 국가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탈중앙화를 실현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중앙이라는 것을 어느 범위까지 넓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국가의 통제에서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가 벗어나야 비로소 탈중앙화가 이루어진다는 생각은 현실성이 없고 탈중앙화를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 생각에는 블록체인에서의 탈중앙화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블록체인 자체의 컨센서스(합의), 거버넌스(운영 방식)에서 추구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끝으로 블록체인은 만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에서 탈중앙화를 추구하는 것이 일종의 어떤 이념으로써 현실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우리의 생활이 직접적으로 변하거나 탈중앙화된 세상으로 변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현실세계의 탈중앙화는 블록체인 상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나 민주화, 분권화의 영역이고 투표를 통해 바꿔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답변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