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건 우리 뇌가 자는 동안과 깨어 있는 동안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우선 우리가 꿈을 꿀 때는 뇌의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가 평소보다 덜 활성화된 상태예요. 그래서 꿈속의 내용이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기보다는 스쳐 지나가는 단기 기억에 머무는 경우가 많죠. 잠에서 깨는 순간 우리 뇌는 '꿈 모드'에서 '현실 모드'로 급격하게 전환되는데, 이때 꿈의 내용이 현실의 기억 데이터베이스로 미처 옮겨지지 못하고 휘발되어 버리는 거예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갑자기 꿈이 생각나는 이유는 '맥락' 때문일 가능성이 커요. 일상생활을 하다가 꿈속에서 봤던 것과 비슷한 물건을 보거나, 비슷한 기분을 느끼거나, 혹은 특정한 냄새나 소리를 접했을 때 우리 뇌의 무의식 속에 잠들어 있던 조각들이 '아, 맞다!' 하고 맞춰지는 거죠. 이걸 심리학에서는 '단서 의존적 망각'이 해소되는 과정이라고 보기도 해요
또 하나 재미있는 이유는 뇌의 망각 시스템 때문인데요. 우리 뇌는 불필요한 정보로 과부하가 걸리는 걸 막기 위해 꿈 같은 비현실적인 정보는 삭제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즉각적으로 기억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뇌가 아주 건강하게 자기 관리를 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