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지애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청나라에서 황제를 대하는 예법에 대한 의식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힘이 없는 나라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 같습니다.
제 아무리 한 나라의 왕일지라도 말입니다.
황제 앞에선 황제의 친형도 친동생도 사적으로나 형제관계이지, 공적으론 모두 황제의 '신하'의 위계이며, 정묘호란때 형제의 연을 맺은 것이 병자호란때 신하로 격하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정묘호란 이후 청나라가 몽골을 합병하고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즉위하면서 공적으로 "동생인 조선왕은 황제가 된 형 청나라 황제에게 공식적으로 신하의 예를 올려라" 라는 '위계변동'에 적응할 것을 종용한 것에 부합한다고 합니다.
또한, 이 의식이 끝난 후에는 청나라에서도 연회를 열며 조선 국왕 인조를 제대로 대접하게 되는데, 숭덕제가 "조선 왕은 일국의 국왕이니 짐의 아우들 사이에 앉히도록 하라."고 명령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만주인 고관들이 주로 조선에 사신으로 파견되었던 일들, 예친왕 도르곤과 인조가 서로 나눈 대화 등에서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상술한 연호를 따르게 하는 것이나 군신(君臣) 관계의 예우를 명나라에게 하던 시절과 거의 똑같이 한 것은 단지 조선을 신하로 만든 것만이 아닌, 명나라 시절과 같은 군신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청나라의 표현이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