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호진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1700년대 까진 기독교는서학이라고 해서
그냥 서쪽에서 온 신기한 문물의 일종으로, 양반가들 사이에서 좀 특이한 취미같은 느낌으로 퍼졌습니다
그런데, 1791년 안동권씨의 어느 부인이 유언으로 "내 장례할 때 우상숭배 하지마라"라는 말을 남겼고
아들(+조카한명)이 그걸 지키겠답시고 엄마 제사를 안지내는 걸로도 모자라서 집안의 모든 신주(조상님위패)를 태워버립니다.
여기에 심문 과정에서 태웠다고 하기 무서웠는지 파묻었다고 거짓말 하기도 해서
기존의 유교질서를 더럽히는 패륜적 행위를 저지른 권씨 가문의 서학도 둘은 당장 처형당했고
그들한테 포교한 선교사도 유배당했습니다. 이것이 진산박해인데, 이때 기독교 이미지가 좀 많이 나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순조 즉위 직후 1801년, 권력조정을 위한 숙청이 일어나는데 하필 천주교 신자가 많던 남인이 대상이 됩니다. 하필 진산사건 직후라 이미지도 나빴는데, 숙청과정에서 누가 뭔생각인지
무부무군=아빠도 군주도 없음. 이라는 역모혐의가 생길만한 낙서를 쓴 것이 발각 되는 바람에
천주교도=부모고 왕이고 뭐고 다 무시하는 역적후보들 이란 이미지가 생겨서 완전 망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