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냉장고가 워낙 귀하고 비싸서 웬만한 집은 엄두도 못 냈거든요. 그래서 찬장이라는 나무장에 남은 음식을 보관하곤 했는데, 여름에는 음식이 금방 쉬어버려서 매 끼니 새로 해 먹거나 물에 띄워 식히는 게 일이었죠.
말씀하신 부엌 풍경도 눈에 선하네요. 방바닥보다 푹 꺼진 낮은 바닥에 화장실 타일 같은 걸 발라놓은 모습 말이에요. 그나마 타일이라도 깔려 있으면 깔끔한 편이었고, 흙바닥인 집도 많았답니다. 거기서 쪼그려 앉아 연탄불 피우고 연기 마시며 밥을 지으셨으니 어머니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거예요.
수도 시설도 참 불편했죠. 손으로 꾹 눌러야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는 물 아끼려고 달아놓은 경우가 많았는데, 겨울이면 꽁꽁 얼어붙어서 아침마다 뜨거운 물 부어가며 녹이던 기억이 나네요. 마당에 있는 공동수도에서 물을 길어다 커다란 물통에 채워 쓰는 것도 예삿일이었고요.
그렇게 몸은 힘들고 불편한 게 당연한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밥 짓는 냄새가 골목 가득 퍼지던 그 특유의 정겨운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