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순기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문천을 사이에 두고 지난해 510억원을 들여 복원한 월정교(月精橋·옛날에는 문천교)와 경주 계림(鷄林), 동궁과 월지(안압지), 선덕대왕 신종(에밀레종), 국립경주박물관 등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첨성대와 1238년 몽고군 침입 때 불에 타 소실된 황룡사 터도 지척에 있었다.
이곳이 그 옛날, 신라 임금이 살던 왕궁이라 추정되는 곳이다. 이 왕궁이 자리한 경주는 신라 1000년의 수도였다. 정확히는 1000년에서 살짝 모자라는 992년이지만, 기원전 57년에 박혁거세가 나라를 세워 서기 935년까지 이어진 곳이다.
세계적으로 1000년 수도는 5곳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 터키의 이스탄불(콘스탄티노플), 중국의 시안(장안), 일본의 교토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경주는 다만, 궁궐이 안 보인다는 게 허전하다. 1000년 수도에 왕궁이 없다니…. 고고학 전공자가 아닌 보통 사람에겐 이해하기 어려운 역사적 미스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