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느끼실 수 있는 충분한 상황입니다. 최근의 유가 흐름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정리해 드릴게요.
현재 유가를 움직이는 가장 큰 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의지보다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라는 물리적 위협입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상당수가 지나는 이 길이 막히면서, 시장은 "누가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실제로 기름이 제때 도착할 수 있느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전문가들은 전쟁이 끝나더라도 파괴된 인프라를 복구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어, 심리적인 안심보다는 공급 부족에 대한 공포가 더 큰 상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협상을 앞두고 낙관적인 전망과 강경한 발언을 번갈아 내놓는 전략을 자주 사용해 왔습니다.
4월 초에는 이란을 향해 "강하게 타격하겠다"는 강경 발언을 했다가, 또 주말에는 "2차 협상을 할 것 같다"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렇게 메시지가 널뛰다 보니 시장 참여자들은 대통령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보다는, 실제로 협상 테이블에서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는 지갑을 닫고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해진 것입니다.
대통령이 좋은 말을 해도 유가가 떨어지지 않는 데에는 다른 이유도 섞여 있습니다. 전쟁 여파로 주요국들의 원유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작은 불안 신호에도 가격이 쉽게 튀어 오릅니다. 이미 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에너지 가격까지 불안정하니, 시장은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해결될 단계는 지났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미국 대통령의 말을 못 믿는다기보다는, "말잔치보다는 확실한 행동(휴전 성립이나 해협 개방)을 보여달라"는 시장의 냉정한 요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