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진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국제적인 수요와 공급의 차이 때문입니다. 휘발유는 주로 일반 승용차에 쓰이지만, 경유는 화물차, 선박, 건설 기계뿐만 아니라 난방용이나 산업용 발전기로도 아주 폭넓게 사용됩니다. 특히 유럽 같은 곳에서는 난방용으로 경유를 많이 쓰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급망이 불안정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경유의 몸값이 휘발유보다 훨씬 높게 형성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의 유류세 구조와 관련이 있습니다. 원래 우리나라는 휘발유에 붙는 세금이 경유보다 훨씬 높아서 소비자가격은 경유가 더 저렴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유류세를 인하하면서, 원래 세금이 높았던 휘발유의 인하 폭이 금액상으로 더 컸습니다. 이 때문에 세금으로 유지되던 가격 격차가 사라지고 경유가 휘발유 가격을 추월하게 된 것입니다.
세 번째는 정제 비용과 국제 시세입니다. 사실 국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기름값 자체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경우가 많습니다. 정제 과정에서의 가치나 전 세계적인 활용도를 따졌을 때 경유가 더 비싼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낮은 세금 덕분에 우리가 그 차이를 못 느꼈지만,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국제 시세가 국내 가격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보시면 됩니다.
요약하자면 경유를 찾는 곳은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데 공급은 불안정해졌고, 그 와중에 세금 인하 효과가 휘발유에 더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우리가 체감하는 가격이 역전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