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조선전기 학자 최세진이 어린이들의 한자 학습을 위하여 1527년에 간행한 교재 훈몽자회입니다. 간행된 이래 여러 차례 중간되었습니다. 편저자는 그 당시 한자학습에 사용된 ≪천자문≫과 ≪유합 類合≫의 내용이 경험세계와 직결되어 있지 않음을 비판하고, 새·짐승·풀·나무의 이름과 같은 실자(實字)를 위주로 교육할 것을 주장하여 이 책을 편찬하였습니다.
상·중·하 3권으로 되어 있는데, 각 권에 1,120자씩 총 3,360자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자의 배열은 상권에 천문(天文) 이하 16문, 중권에 인류(人類) 이하 16문으로 주로 전실자(全實字)를 수록하였고, 하권에는 잡어(雜語)라 하여 반실반허자(半實半虛字)를 수록하였습니다. 한자의 수에 있어서 ≪천자문≫과 ≪유합≫을 압도하고 그 내용도 새로워 실용적 가치가 매우 컸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책의 상권 첫머리에 ‘훈몽자회인(訓蒙字會引)’과 ‘범례’가 실려 있는데, ‘범례’의 끝에 ‘언문자모(諺文字母)’라 하여, 그 당시의 한글 체계와 용법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