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시대 문학은 주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의 ‘동래현(東萊縣)’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은 정서의 아버지인 정항(鄭沆)[1080~1136]과 비슷한 시기[예종 조~인종 조]에 활동한 태학박사 곽동순(郭東珣)이 적취정을 배경과 제재로 삼아 지은 한시다. 하지만 이 한시 작품은 지금 전하지 않는다. 또 학사 김정(金精)이 「적취정기(積翠亭記)」를 짓고, 최항(崔沆)의 사위 평장사 최유청(崔惟淸)[1095~1174]이 「적취정후기(積翠亭後記)」를 지었다고 하는데, 두 작품 역시 전하지 않는다. 결국 현재까지 전하는 고려 시대 문학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은 정서의 「정과정곡」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