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동연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본래 로마 제국의 황제는 중국과 달리 전제군주가 아니었고, 로마 시민과 원로원(오늘날로 치면 국회)으로부터 통치를 위임받는 형식으로 즉위했습니다. 즉 대관식이라는 것 대신 '잠시 통치를 맡은 몸으로서 열심히 일하겠다' 라는 취임 연설을 했고, 위임받은 형태다 보니 시민. 특히 원로원과 사이가 나빠지면 통치에 지장을 받을 수 있었죠. 하지만 서기 3세기에 로마 제국이 기울기 시작하면서 황제 '탄핵' 이 자주 일어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이른바 군인황제시대라 하여 자고 일어나면 황제가 바뀌어 있는 시대가 됩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이는 나라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죠.
이에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제국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황제라는 개념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시민이나 원로원 따위로부터 위임받는 것이 아니라, 전지전능한 신이 그 자리에 임명한 사람. 따라서 감히 인간 따위가 탄핵을 하네 마네 할 수 있는 게 아닌 사람으로 만들려는 것이었죠(대략 왕권신수설의 초기 모델 정도 된다고 봐도 좋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기독교회의 지지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었고, 그를 위해 기독교를 공인했을 뿐 아니라 대놓고 지지하는 정책을 잇따라 추진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이후의 황제들에게도 편리한 것이어서, 뒤이어 기독교 이외의 종교들이 박해받기 시작하고 이윽고 국교로까지 지정되기에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