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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범한몽구스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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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호프집 개업하려는데 메뉴구성이 어떤가요?

지인이 동네에 조그만 호프집을 개업하려고 하는데 저에게 메뉴구성이 어떤지 봐달라네요. 어떤거를 빼고 어떤거를 추가해야 될지 , 가격은 적정한지 등등 술 좋아하시는 분들이 보기에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주로 2차를 가면 뭐로 안주를 하시는지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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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답변이 있어요!
  • Soulace
    Soulace

    음식점과 세계맥주집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말이 세계맥주지 소주 생맥도 함께 팔긴 했습니다. ㅎ

    그러다보니 약간은 조언을 해드릴 수 있을것 같은데요.

    일단, 그분이 어느지역에서 장사를 하시는지가 가장 중요하겠습니다.

    대로변인지, 아니면 번화가인지, 동네 뒷골목인지에 따라 메뉴와 전략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가령, 동네 뒷골목에서는 모든 메뉴의 가격이 일단 낮아야합니다. 대부분, 손님들이 어디서 1차를 하고 돌아오다가 2차로 들르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이미 어느정도 배가 부른 상태에서 과도하게 드시려하지도 않을뿐더러 비용이 1차보다 많이 나가는것을 원치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안주들을 비교적 적은량으로 맞추면서 단가를 부담없게 낮게 맞추는 전략이 잘먹힙니다.

    제가 운영했던 곳이 번화가에서 한골목 들어가는 지점(완전 뒷골목은 아니었습니다)이었는데, 손님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신것이, 간단하게 먹을수 있는 안주 뭐 없느냐 였습니다.

    번화가라면 이야기가 다르지요. 번화가에서는 1차로 식사겸해서 드시러 오는 손님분들이 많기때문에 어느정도 가격이 있더라도 푸짐한 배채우는 안주들이 잘나갑니다.

    따라서, 번화가인지 골목상권인지를 모르기에 그에 맞는 조언 드리기 어렵습니다만...

    번화가가 아닌 골목상권이라 가정하고 말씀드린다면, (번화가라면 이 조언이 맞지않을수 있습니다. 이점 숙지하시고 참고만 하세요. )

    일단, 술집에서 식사를 다루시는데,

    카레라이스와 돈가스는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라 봅니다.

    카레와 돈가스는 요새 손님들 입맛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는것을 감안하셔야 할겁니다.

    특히 TV프로에 ㄱ 프로같은데서 많이들 보셔서 무엇이 좋고 나쁨을 기본적 지식판단 할 수준들이 되시기때문에 어줍쟎은 수준으로 내실것이라면 빼는것이 좋을듯합니다.

    쉽게 보이지만 결코 쉽지않은 메뉴입니다.

    그리고, 안주에서 다루는 식재료를 함께 쓸 수 있는 메뉴를 짜시는게 식재료 관리면에서 편한데, 메뉴에 돈가스 메뉴도 없는데 오직 식사를 위해서만 돈가스를 다루시겠다면, 비효율적이라 봅니다.

    그리고 돈가스가... 해보면 아시겠지만, 빵가루가 이게 처리가 만만챦습니다.

    한번 튀기고 나면 빵가루들이 기름 밑에 가라앉기때문에, 이걸 수시로 걷어내주지않으면

    그것이 타고 나중에 기름오염이 빠르게 일어나 기름을 오래 못쓰게 됩니다.

    부지런하지 않으시면 돈가스는 함부로 다루실 메뉴가 아니란겁니다.

    그까짓것 수시로 치운다 처음엔 자신하시는데,

    막상 손님 많이 들이닥치고 그러면, 그거 치울시간 없습니다.

    그럼 잊어버리고, 뒤로 미루고 그러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기름이 쉽게 포화되고 나중에

    거기에 튀긴 안주에서 기름냄새 난다고 손님들 크레임 먹게 되어있습니다.

    새우 감자 튀김도 마찬가지입니다. 새우튀김에도 빵가루가 묻어있기에 이것도 기름이

    쉽게 오염됩니다.

    수시로 기름을 갈아주면 된다고 생각하시면 할말 없으나, 기름 하루에 한번씩 갈아가며

    쓰는 가게... 거의 없다 보시면 됩니다. 냉정하게 말씀드리는데, 단가 맞추기 힘듭니다.

    그러려면 최대한 오래 쓸수 있도록 오염이 적은 안주류로 맞추시는것이 좋습니다.

    돈을 적게 벌어도 최고의 안주로 서비스하시겠다면, 위에 제가 한말 잊어버리시고

    하시고 싶은 안주 하셔도 무방합니다만, 대개 돈을 벌기 위해 음식 장사하는것이지

    본인의 장인정신 뽐내려 장사하시는것 아니지않습니까?

    경제적인 부분을 무시하고 본인이 감당할 수준이 아닌 손이 많이 가는 메뉴 구성은

    피하시는것이 좋습니다.

    식사류에 대한 단가가 솔직히 높습니다.

    사람들은 술집에 대단한 기대를 하고 식사하러 오지않습니다.

    그런데 7천원이란 단가는 기대를 하게 만드는 단가입니다. 만일 조금이라도 기대한바에

    못미친다면 두번다시 찾아오지 않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건 경험에서 나온 말씀이므로 냉정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식사류를 다루실것이라면

    주변 식당들 가격 조사해보시고 그곳보다 최소 2천원 이상 싸게 내놓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요새 요식업자 전용 식자재마트 가보시면, 냉동밥류가 제법 퀄리티 좋은 제품들

    많이 나옵니다. 그거 3분이면 조리 끝나서 빠르게 나갈수 있는데, 기대를 크게 가질 가격만

    아니라 적정한 가격만 책정하시면, 아무 불만없이 잘들 드십니다.

    물론, 보조 식재료로 약간 데코는 하셔야겠지요.

    김치찌개, 제육, 오징어덮밥... 거의 요리급의 식사류들인데.. 이걸 주방에서

    몇분이 감당해내시려고 하시는지 의문입니다. 요새 레토르트 포장된 제품들을

    사용하시려 생각하신다면 감당이 되겠지만, 손님들중 좀 예민한 분들 그거 말을 안해서

    그렇지 다 압니다. 레토르트 특유의 식감과 냄새가 있어요. 그런걸 쓰면서 7천원이면

    저라면 두번다시 그집에서 밥 안시켜먹습니다.

    만일 직접 재료 사서 볶음을 하시겠다면, 이야기가 다르나, 그러려면

    벌써 제육용 소스 한냄비, 오징어덮밥용 소스 한냄비, 카레용 소스 한냄비

    3개의 냄비가 화구를 차지하고 있어야 하는데, 음식점을 얼마나 크게 운영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혼자 커버할 상황이 안되실겁니다.

    너무 식사류만 이야기 많이 드렸는데

    안주류는

    오뎅탕 - 8천원 손님들에게야 저렴하고 속 따뜻하게 만드는 인기안주이며 무난합니다만

    단가 1만원까지 올리셔도 충분할겁니다. 대신 푸짐하게 보이는 양조절 하시는게 좋습니다.

    손님들이 원하는건 오뎅 몇개 들어갔는가를 많이 따지기때문에 소량을 8천원에 서비스하시는것보단

    1만원~1만2천원 (오뎅탕이 1만 5천원 넘어가면 안됩니다. 심리적 마지노선이에요. ㅎ)으로 올리더라도 오뎅 푸짐하게 많은걸 좋아합니다.

    도토리무침 - 이거 도토리묵 무침이 아닌가요? 오타는 가게 이미지에 치명적입니다. 반드시 확인하세요.

    새우감자 튀김 - 감자튀김을 빵가루 묻은 감자튀김 쓰실것이면 어차피 새우에도 돈가스에도 빵가루가 떨어지니 어차피 수시로 가라앉은 빵가루 치워가며 하셔야하니 상관없습니다만, 그냥 프렌치프라이처럼

    빵가루 없는 감자튀김 재료 쓰실것이라면 빵가루 떨어지는 재료와 굳이 같이 서비스하실 이유가 있을까 보입니다. 새우튀김과 돈가스를 빼실것이면, 프렌치프라이 감자는 기름 여러번 쓰셔도 바닥 오염이 적어 비교적 수월히 운용이 가능하시거든요.

    자꾸 말씀드리지만, 만들기 수월한 제품을 고려하셔야합니다. 욕심부려서 시간이 많이 들거나 관리가 어려운 안주 많이 넣으시면, 그게 나중에 발목을 잡게 되어 후회하실 날이 옵니다.

    모듬 마른안주 15000원 솔직히 애매합니다.

    손님들이 2차로 왔을때 배 부르지 않으면서 쉽게 자주 나갈만한 안주가 지금 이것 하나뿐인데, 이것이 1만원 넘어가면 심리적 부담이 가게 됩니다. 그리고 모듬으로 여러개 내주시는것이 관리가 쉽지않으실건데요... 땅콩과 김, 오징어채 같은것을 함께 내신다 치죠.

    그냥 한종류만 드실땐 잘 모르지만 다른음식과 섞어 먹을땐, 그 음식중 하나라도 약간 오래된 음식 있으면 바로 티납니다. 가령 땅콩은 보관을 매우 잘 하셔야 하는데, 진공용기에 최대한 산폐 안되게 보관 잘 안하시고 대충 봉지째 두시고 하면 쉽게 쩐내(?)같은게 납니다. 오징어와 같이 드시면 더 심하게 납니다.

    그냥... 가장 무난한게, 오징어 땅콩이나 쥐포땅콩입니다. 왜 많이들 파는지는 해보면 아실것인데

    오징어 한마리 2분이면 굽고, 땅콩 국자로(절대 손으로 집지마세요. 땅콩이 쉽게 변질되는 지름길입니다.) 부어주시면 순식간에 준비 끝납니다. 그리고 나갔을때 크레임 먹을 확률 거의 없고요.

    모듬 마른 안주보단, 오징어 땅콩 9천원정도면 아마 인기메뉴 되실거라 봅니다.

    인기메뉴는 빠르게 나가야하는게 생명이니 너무 복잡하게 구성하시면 이게 또 손님 많을때 발목 잡을겁니다.

    마지막으로... 추천 드리는 메뉴는... 5천원짜리 조리없이 바로 내보낼 안주 하나정도 고민해보시면 좋을것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1차로 많이 먹고 왔으니 간단하게 먹을 안주 없냐는 말 자주 듣게 되실건데, 그때 마른안주 하나밖에 없다는게 좀 부족해보입니다. 사람들이 그래서 오징어땅콩 많이 시키는데, 일단 그 메뉴가 없기에, 간단하게 먹으려고 도토리묵이나 감자전 시키는 경우 별로 없습니다.

    예를 들어 짭짤한 새우깡과 달달한 커피 땅콩 두가지를 적정량 섞어 5천원정도 서비스 하시면 쓸만할겁니다.

    요새 인기 많은 허니버터아몬드 같은거 쓰면 인기 많은데 단가가... 만만치않아서... 저도 서비스하면 꼭, 양이 적다고 더달라 해서 난감했던 기억이 있네요.

    안주의 가성비 매우 중요합니다. 연구 많이 해보셔야 할겁니다.

    말이 너무 길어졌네요. 옛생각도 나고 남이야기같지않아 너무 주절거렸는데요. 제가 말씀드린것은 동네뒷골목 장사일 경우이고 대로변이나 번화가면 제가 드린말씀은 좀 수정이 많이 되어야 하는 이야기니 참고로만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어려운 시기, 잘 헤쳐나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