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얘기 꺼내는 것 자체가 꽤 힘들었을 것 같아요.
집이 편해야 하는데 오히려 긴장되고, 아버지랑도 사이가 좋지 않고, 어머니가 힘들어하시는 걸 계속 옆에서 보는 상황이면… 그건 그냥 “가정 문제”라기보다 일상 자체가 계속 버거운 상태에 가까워요. 그런 환경에서는 마음이 편할 틈이 거의 없거든요.
특히 주취 폭행 같은 문제가 있다는 건, 그냥 성격 차이나 갈등의 문제가 아니라 상처가 남는 종류의 경험이라서, 시간이 지나도 계속 영향을 주는 게 자연스러워요. 지금 느끼는 답답함이나 무기력함도 이상한 게 아니라, 오히려 너무 정상적인 반응이에요.
그리고 한 가지는 꼭 말해주고 싶어요.
부모 사이 문제나 아버지의 행동 때문에 생기는 상황을, 자식이 책임지거나 해결하려고 할 필요는 없어요. 그건 당신 몫이 아니에요. 대신 그 안에서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꽤 큰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은 “뭘 해결해야 하지”보다 “내가 덜 무너지는 방향이 뭐지”가 더 중요해 보여요. 어머니를 걱정하는 마음도 당연하지만, 그 마음 때문에 본인이 같이 무너져버리면 더 버티기 어려워지거든요.
혹시 가능하면, 혼자 다 안고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학교 선생님이나 상담 선생님처럼 “이 상황을 들어줄 수 있는 어른” 한 명이라도 연결되는 게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 때가 있어요.
그리고 당장 모든 걸 바꾸지 못해도 괜찮아요.
오늘 하루만이라도 조금 덜 긴장하고 지나가는 게, 지금 상황에서는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