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은 어떻게 생겨날까요?
무수히 많은 별들이 하늘에 떠 있는데, 항상 일정하지 않고 더 많이 보였다가 어떤날은
안보이고 하는데 왜 그런건가요...별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궁금합니다.
광활한 우주에서는 빛조차 느림보 거북이처럼 움직입니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의 빛은 사실 수년 수십년 동안 여행해 이곳에 닿았죠.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켄타우루스자리 프록시마도 빛으로 4년이 걸립니다. 이렇듯 당신이 보는 별은 지금의 별이 아닙니다. 그 빛깔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별의 색은 무엇에 의해 결정될까. 그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별과 행성을 한번 더 구분지어보자. 우리는 습관적으로 하늘에 떠 있는 모든 빛나는 것을 별이라고 부르곤 한다. 그래서 윤동주의 ‘서시’에 등장하는 바람에 스치우는 별빛이 시리우스인지 금성인지 따지고 드는 사람은 없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가 실은 별이 아니기 때문에 잘못 지은 이름이라고 비난하지도 않는다. 하나 천문학적 의미에서 별은 스스로 타들어가며 빛을 내는 천체이고, 행성은 다른 별-우리 경우는 태양-의 빛이 반사돼서 눈에 보이는 천체이기 때문에 서로 완전히 다르다.
그런 관점에서 행성부터 이야기하자면 지표나 대기가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느냐에 따라 그 색이 좌우된다. 즉 화성이 붉게 보이는 것은 산화철 성분 때문에 지표의 흙이 붉기 때문이고, 해왕성이 푸른 것은 수소와 헬륨이 주종인 대기에 메탄가스가 소량 섞여 있기 때문이며, 지구가 푸른 것은 물로 된 넓은 바다와 엽록소를 가진 삼림이 퍼져 있어서다.
하지만 타오르는 별의 경우는 사정이 좀 다르다. 대부분의 별은 우주에서 가장 단순한 원소인 수소와 그 핵융합 반응의 산물인 헬륨, 이 두 물질이 구성 성분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행성들처럼 성분에 의해 색이 확연히 달라질 일은 없다. 스펙트럼 분석을 하면 소량 포함된 규소, 탄소, 질소, 산소와 각종 금속의 존재가 드러나지만 여하튼 그 색이 눈에 보이진 않는다.
그래서 별의 색은 물질이 아니라 온도에 의해 결정된다. 그럼 어떤 온도가 어떤 색을 만드는 걸까? 우리 일상생활에서라면 대개 붉은 것은 뜨겁고 푸른 것은 차다.
실은 그와는 정반대로 별은 푸를수록 뜨겁고 붉을수록 차갑다. 열과 색에 대한 우리의 통념과 충돌하기 때문에 의아하지만, 다른 빛이 반사되어 보이는 색과 열에 의해 만들어지는 색은 전혀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 차가운 지구의 바다가 푸르게 보이는 것은 태양빛 중 파장이 긴 붉은색이 물에 흡수되어 사라지는 반면 파장이 짧은 푸른색은 물분자에 산란, 반사되어 우리 눈에 잘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바다는 자체적으로는 거의 빛을 내지 않고, 따라서 푸른색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
하지만 별은 핵융합을 통해 스스로 고열과 함께 빛을 생산한다. 이때 에너지가 클수록, 즉 뜨거울수록 파장이 짧은 빛이 생겨나기 때문에 푸른색을 띠게 되고, 약할수록 파장이 길어지기 때문에 붉은색을 띠게 되는 거다. 이 순서는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갯빛을 반대로 늘어놓은 것과 원칙적으로 같다.별은 표면 온도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단일한 파장의 빛만 만들어낼 수는 없고, 여러 색이 뒤엉켜 있다. 그래도 뜨거운 쪽으로 치우친 별은 푸르게 보이고 차가운 쪽으로 치우친 별은 붉게 보이지만, 그 중간 온도의 별에서는 빨주노초파남보의 가운데인 녹색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가운데와 양쪽의 색깔이 모두 겹쳐서 보이게 된다. 그래서 우리 눈에 보이는 결과물은 다름 아닌 흰색이다. 컴퓨터 모니터의 RGB는 레드, 그린, 블루를 뜻하는데 이를 흔히 ‘빛의 3원색’이라고 부르고, 이 세가지 색을 합쳐 흰색을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다.
온도에 따른 별의 색을 정리해 보자. 별의 표면 온도가 2만~3만5000도에 달하면 푸른색이 되고, 1만5000도 정도면 청백색을 띤다. 9000도면 RGB가 뒤섞여 녹색 아닌 흰색이고 7000도면 노란 기가 강해져 황백색이 된다. 태양과 비슷한 5500도에서는 노란색, 그보다 낮은 4000도에서는 주황색, 그리고 3000도에서는 붉은색으로 빛나게 된다. 이 온도의 기준은 절대온도이기 때문에 우리가 익숙한 섭씨로 알려면 273도를 빼면 되는데, 물론 큰 차이는 없다.
이 온도에 따른 색깔은 별의 크기나 수명과도 관련되어 있다. 일반적인 별들-주계열성이라고 부른다-을 기준으로 보면 뜨거운 푸른 별일수록 핵융합의 연료인 수소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만큼 크고, 한편으로 맹렬히 불타다 보니 수명도 짧아서 겨우 수백만년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비교적 온도가 낮은 노란 별인 태양은 수소 연료가 덜 쓰이기 때문에 크기는 작고 수명도 훨씬 길어 100억년이나 된다. 더 차가워서 붉고 작은 별들은 지금까지 우주의 나이인 137억년보다 훨씬 길게 살 수 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694512.html#csidx40062ade1e4365b9d524d24e03cd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