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의 정권이 현재 불안정한 이유는 어떤 역사가 있어서인가요?
뉴스를 보면 현재 수단에서 두 정권이 싸우고 있어 유혈사태까지 벌어진다고 하던데, 수단의 정권이 현재 불안정한 이유는 어떤 역사가 있어서인가요?
안녕하세요. 이승원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2023년 4월 15일 수단의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apid Support Forces, RSF)이 하르툼 전투를 시작으로 일으킨 내전이다.
하르툼을 포함한 수단 전역의 도시에서 공습, 포격, 총격전이 발생하였고, 대통령궁, 국가 주요시설, 외교공관, 병원, 철도, 항만이 공격 받으며 수단 정부는 실질적 마비 상태에 빠졌다.
분쟁 지역 내 재외국민 구출작전에 있어서 대한민국 공군 공정통제사가 두 번째로 작전에 투입된 사례이며, 대한민국 육군 제707특수임무단은 작전 투입된 사실이 공개된 첫 사례이다.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전 이전의 쿠데타 시도
수단에서는 2019년 이래 이미 2차례의 쿠데타 시도가 발생한 바 있고, 이번 쿠데타 시도는 세 번째로 발생한 쿠데타이자, 대규모 내전인 것이다.
수단은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의 유혈 철권통치 과정에서 남수단이 분리 독립하고 빈곤이 심화되는 등 국가적인 위기를 겪었다. 이것을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2019년 당시 군부가 일으킨 것이 첫 번째 쿠데타였는데, 결과적으로 알바시르 대통령을 축출하는 데 성공은 했으나 당시 민중의 손으로 민주화를 직접 이루겠다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기도 했기에 불만을 갖는 시민들이 많았다.
군부는 이러한 비판을 의식해 야권과 합동으로 주권위원회를 구성하여 권력을 분점하고 압달라 함독을 총리로 선출했다. 그러나 이는 말뿐인 조치로, 주권위원회의 주도권은 항상 군부에 있었으며 그마저도 함독 총리가 민주화 로드맵을 세우면서 민정 이양 움직임을 보이자 군부는 두 번째 쿠데타로 대응하였다.
2차 쿠데타는 함독 총리를 구금하고 주권위원회를 일방적으로 해산하는 과정까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하지만 국제 사회의 압박과 시민들의 대규모 항의 시위가 잇따르자 쿠데타를 주도한 압델파타흐 알부르한 대통령은 함독 총리를 복권하였다. 이 역시 이미 알부르한이 대통령 자리에 오른 시점에서 그저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함독 총리가 이듬해 1월 2일에 사임한 이후로는 알바시르 정권 시절과 별다를 게 없는 공고한 군사독재 체제가 완성되었다.*쿠데타 파벌의 갈등
두 차례의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알부르한은 바로 대통령직에 취임하고 정부를 구성했으나, 그에게 방해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신속지원군'(Rapid Support Forces, RSF)은 쿠데타 과정에서 군부의 커다란 조력자이자 충실한 하수인이 되어 준 세력으로, 정규군과 별개의 군사 조직, 즉 민병대로 활동하면서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하고 군부가 원활하게 국가 권력을 장악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이들은 그 공로로 내각 곳곳에 인선되었고, RSF의 사령관인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는 알부르한에 이은 권력 2인자로 불렸다. 이 당시 RSF는 알부르한 중심의 군부독재 체제에서 군부와 양립할 수 있는 유일한 외부 세력이었다.
하지만 두 가지 세력으로 구성된 파벌이 대개 그렇듯이, 새로운 수단 체제의 평화도 오래가지 못했다.
알부르한과 함단 다갈로는 수단의 정치와 관련된 여러 이슈에서 견해차를 보이며 갈등을 지속했다. 대표적으로 알바시르 정권 시절 러시아가 수단에 자신들의 해군기지를 건설하려 맺은 협정에 대해 알부르한은 서방과의 관계 악화 우려를 이유로 파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함단 다갈로는 러시아군 해군기지 건설을 지지하며 대체로 친러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RSF를 수단 정규군에 2년 내로 통합해야 한다는 알부르한의 주장은 오래 전부터 RSF의 전적인 지휘권을 가져온 함단 다갈로의 역린을 크게 건드렸다.결국 2022년~2023년에 걸쳐 RSF는 10만명 규모의 조직원들을 수단 전역에 배치하여 긴장을 조성했으며, 수단 정부는 이를 위협으로 간주하였다. 서로 험악해지기만 하던 정부와 RSF의 관계는 2023년 4월 15일에 폭발하여 본격적인 유혈 사태로 발전하였다.*서방의 실책
이번 수단 내전의 경우 미국을 위시한 서방진영의 잘못된 외교 정책과 수단 군벌에 대한 오판 또한 원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확히는 국제사회와 서방이 분쟁 해결을 중재하는 과정에서 무장단체나 군벌의 이익을 과도하게 대변한 것과 수단 민주화를 바라는 미국 등 서방의 미숙한 개입이 문제였다는 것.
2019년 당시 오마르 알바시르의 30년 독재를 무너트릴 기회라고 생각한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들은 독재 정부를 전복시키는데 수단 군부를 끌어들였으나, 문제는 미국이 끌어들인 군부 세력이 민정으로의 권력 이양을 등한시한 채 선거 시일이 다가오자 다시 2021년 10월 수단 쿠데타를 일으켜 과도 정부를 붕괴시키고 자신들이 집권한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언젠가는 민간에 힘을 돌려줄 것이라는 쿠데타 군부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신뢰해 그들을 방치했다.
또한 수단 내전의 요인으로 지목된 신속지원군과 수단 정부군 통합 시도는 미국과 유엔임무단이 추진한 화해 협상과 안보 부문 개혁방안의 일환인데, 이는 결국 권력을 놓기 싫었던 양측 수장이 각자의 세력을 불리도록 부채질하는 결과만 가져왔다.출처: 나무위키 2023 수단 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