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송종민 과학전문가입니다.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가 인체에 끼치는 영향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영향은 방사선에 의한 세포 조직의 손상이다. 방사선은 크게 이온화 방사선과 비이온화 방사선으로 나뉘는데, 흔히 우리가 '방사선'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온화 방사선'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이온화 방사선이란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물질을 통과할 때 이들을 이온화시킨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며, 알파 입자나 베타 입자, 엑스선, 감마선 등이 이온화 방사선의 대표적인 종류들이다.
방사성 물질에서 발생하는 이온화 방사선(방사선으로 통칭)에 노출되면, 이에 의해 생체 조직 구성 성분들이 이온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직접적으로 생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이나 세포막, DNA 등이 직접 이온화되기도 하지만, 더욱 많이 발생하고 더 심한 손상을 입히는 것은 물의 이온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물은 신체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이 존재하는 분자이며, 물의 이온화는 강력한 산화 효과를 지닌 과산화물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세포 수준의 방사선 손상은 4단계를 거쳐 일어난다. 먼저 1단계는 물리적 단계로 방사선 에너지에 의해 물이 이온화되는 것이며, 2단계는 물리화학적인 단계로 이온화된 물이 다른 물 분자와 반응해 과산화물을 생성하는 단계이다.
여기서 넘어가면 3단계인 화학적 단계로 넘어가는데, 이 과정에서는 앞서 생긴 과산화물이 세포의 단백질이나 효소, DNA 등에 작용해 이들을 산화시키거나 활성을 잃게 만든다. 앞서 일어나는 세 단계는 대개는 초 단위로 일어나는 짧은 변화이지만, 마지막인 4단계는 장기적으로 일어나는 변화이다.
각각의 세포가 손상의 정도에 따라 대응하는 과정으로 손상 정도가 가볍다면 스스로 복구가 가능하지만, 일정 임계치를 넘어서면 세포 분열의 지연 혹은 중단이나 세포 사멸이 나타나기도 하고, 생식세포의 경우 염색체 손상으로 인해 다음 세대로까지 이상 증세가 이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