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무료하고 지루해요 재밌는게 없네요
직업은 교도관입니다 입사하고 몇년은 사회방위의 최후의 보루로써 나름 사명감을 갖고 일하다보니 재미있게 일했지만..점점 죄지은 사람들이 더 편하게 사는 세상이되어가고 그냥 교도관들은 수용자들 벨보이나 하면서 우리 교정호텔에 불편하신 것은 없는지 서비스직으로 전락해가면서부터 출근하기가 너무 두렵더라구요 한번도 수용자들이 무섭다고 생각한적이 없었습니다 crpt라는 기동순찰팀(교도소의 헌병같은)으로 2년간 근무하며 범서방파 두목이니 신세븐파 두목이니 하는 애들도 난동부리면 제압하고 혼내면서 전혀 두려움을 못 느꼈는데 제 직업에 자부심이 사라지다보니 어느순간 수용자들에게 수용생활에 대해 지적하고 잘못한점들을 얘기해주는것도 힘들더라구요 아얘 그런 말이 입안에서만 멤돌고 입밖으로 나가지가 않아졌습니다 점점 일하러와서도 멍하니 있을때가 많고 여기를 도망치고 싶고 빨리 관두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은퇴 자금을 모으기 위해 주식 코인 등 돈되는 투자는 모조리 밤새서 공부하면서 어느정도 돈을 모아서 휴직을 했습니다(투자하는것고 휴직도 와이프 몰래 했습니다 와이프가 투자라는 거 자체를 너무 싫어해서 말할 용기가 안나더라구요..그리고 휴직도 비밀로..뭔가 사회와 동떨어져서 나 혼자 지내는 시간을 만들면 나아지려니 해서 따로 숙소 잡고 원래 출근하는 날엔 출근하는 척해서 숙소에서 혼자 운동하고 책읽고 투자하고..제가 4교대라 야근하는 날 그리고 그다음 비번날은 원래 육아를 하는날이라 그날들은 아들과 함께 지냅니다) 이런 생활을 세달 정도 까지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진짜 막말로 x같은 수용자 놈들 안보고 돈걱정 없이 평소 해보고 싶던대로 살아갔으니까요.. 근데 이제 4달이 되어가는데 내가 진짜 원했던 삶이 뭐지? 뭘 배우고 싶었지?란 질문에 답이 안나오네요 그냥 이대로 시간 축내는것도 너무 지겹고 그냥 이렇게 편하게 쉬면(제가 번아웃이 온 줄 알았거든요 나름 열심히 일해왔다고 생각해서..) 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줄 알았습니다
35의 나이에 이제는 솔직히 평생 놀고 먹을 수 있는 돈도 벌어놨는데 삶이 즐겁지가 않아요(1억이 모일땐 새상 다가진 듯 평생 만져보지 못한 돈이 모여 행복했는데 30억부터는 크게 감흥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100억이면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100억을 목표로 열심히 투자하고 공부하며 달려와서 140억 정도를 모았는데 이 돈도 그냥 숫자에 불과할뿐 감흥이없네요)그냥 아무생각 감정 없이 아무도 없는 겨울 새벽길을 쉬지 않고 쳇바퀴처럼 걸어가고만 있는거 같고..
코로나라 딱히 여행도 못가고 돈쓸곳도 마땅치 않아서 그런가 싶어서 최근 비싼 외제차도 알아보고 있는데 그런걸 산다고 행복해지지도 않을거같구요..와이프 몰래 투자하는게 스트레스라 그런가 싶어서 이젠 와이프에게 공개하려고하는데..그렇게 해서 같이 시간보내고 돈써도 내가 행복할까? 의문만 드네요
어떻게 해야 인생이 재밌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