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검색 이미지

일론 머스크의 AI 비하인드: Open AI를 떠나 xAI 만든 이유
프로필 사진
어웨어24.09.08

Chat GPT를 개발한 스타트업 Open AI가 새로운 자금 조달 라운드를 통해 수십억 달러를 모으기 위한 논의를 하는 중이라고 수요일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달했습니다.

해당 자금 조달은 Thrive Capital의 주도 하에 진행되며, 애플과 엔비디아 또한 투자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해졌습니다. Open AI의 기존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도 추가 투자 유치를 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해당 협상이 완료되면 OpenAI의 가치는 약 1,000억 달러에 이르며, 이는 8개월 전보다 약 200억 달러 증가한 수치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애플은 Open AI를 중심으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가려는 듯한 움직임입니다.

그런데 왜 일론 머스크는 Open AI에 투자하지 않는 것일까요?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가 AI기업이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오고 있는데 말입니다.

일론 머스크 웃는 사진.

일론 머스크, CNN

"We are an AI, robotics company; if you value us otherwise, the right answer is impossible to the questions being asked,"

-Elon Musk

일론 머스크는 분명 4월에 기자들과 투자자들에게 "우리는 AI, 로봇 회사다. 만약 우리가 그 외의 방식으로 평가된다면, 제기된 질문에 대한 올바른 답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테슬라의 재무제표를 보면 테슬라가 새로운 자동차 라인보다 엔비디아로부터 구매하는 GPU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어서 테슬라는 차량의 가격을 인하했음에도 판매는 줄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관심이 테슬라의 핵심 사업으로부터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치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고 새로운 분야로 나아가려 하던 시기를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AI에 신경을 쓰는 것이 옳은 선택이건 옳지 못한 선택이건 분명한 것은 - 여러 기술 기업들이 Open AI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타이밍에서 왜 머스크는 관심조차 없냐는 것입니다.

알고 계셨나요? 심지어 일론 머스크는 Open AI의 창업가 중 한 명입니다.

필자가 생각했을 땐 앞으로도 일론 머스크는 Open AI에 관심을 갖지 않을 것입니다.

재미있는 비하인드가 있거든요.


데미스 허사비스.

데미스 허사비스: "AI는 위험해, 일론".

일깨워진 경각심(2012년)

데미스 허사비스: 일론, AI가 발전하면 우리를 제거해버릴지도 몰라.

일론 머스크: (곰곰히 생각해보더니) 너 말이 맞는 것 같아. 내가 친구한테 잘 말해볼게.

일론 머스크는 2012년, 구내식당에서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와 만나 AI 기술의 가능성과 위험성에 대해 논의합니다. 이때 허사비스는 머스크에게 AI의 발전이 인류에게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만남은 머스크의 AI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허사비스와의 대화를 계기로 머스크는 딥마인드에 $500만을 투자합니다. 딥마인드의 AI 연구를 감시하고, AI의 잠재적 위협을 막기 위해서 였다고 합니다.

일론 머스크가 말해본다는 친구는 구글 CEO인 래리 페이지(Larry Page)입니다. 그와 일론 머스크는 오랜 친구였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자금을 더 모아서 여러 AI 기업들에 투자하고 감시하는 것이 목적이었을 것입니다.

누군가와 대화하는 래리 페이지.

래리 페이지: "너는 종차별주의자야."

일론 머스크, 구글 설득에 실패하다 (2013년)

일론 머스크: 보호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인공지능 시스템이 인간을 대체해 우리 종을 무의미하게 만들거나 멸종시킬 수도 있다.

래리 페이지: 기계가 인간을 능가하는 것이 왜 문제지?

일론 머스크: 인간의 의식은 우주에서 소중한 빛의 불꽃이며, 우리는 그것이 꺼지지 않도록 해야 해.

래리 페이지: 음... 감상적인 헛소리

나파밸리에서 열린 일론 머스크의 생일 파티. 일론 머스크와 래리 페이지 사이에서 작은 다툼이 생깁니다.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서로 의견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래리 페이지는 일론 머스크를 "종차별주의자(specist)"라며, 자신이 속한 종에만 치우친 편견을 가진 사람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핸드폰을 보고 있는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 "아무래도 함께 저지할 사람들을 구해야겠어."

구글의 딥마인드 인수 (2014년)

래리 페이지: 안전 위원회 만들면 되잖아, 너도 껴줄게

일론 머스크: 헛소리.

2013년 말, 머스크는 구글 CEO인 레리 페이지(Larry Page)가 딥마인드를 인수하려는 계획을 듣고 경악합니다. 구글이 AI의 발전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위험을 간과할 것을 염려하며, 딥마인드 인수를 막으려고 친구인 루크 노섹(Luke Nosek)과 자금을 모으려 했으나 실패합니다.

2014년, 결국 구글은 결국 딥마인드를 인수하게 됩니다.

래리 페이지는 일론 머스크의 제안에 따라 안전 위원회를 만들었으나, 위원회는 회의를 한 번만 하고 다시는 회의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샘 알트먼과 대화 중인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 "그러니까, 래리 페이지가 흑막이고..."

오픈AI 설립 (2015년)

일론 머스크: AI의 미래가 래리에 의해 통제되어선 안된다!

샘 알트먼: 좋은 생각이야.

구글이 AI의 중심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머스크는 샘 알트먼(Sam Altman)과 함께 Open AI를 공동 창업합니다. 구글이 AI 분야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동시에 한 기업이 제대로 통제하기 보다 많은 경쟁으로 인해 견제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 Open AI를 비영리 기관으로 설립하고 AI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독점적 AI가 아닌 여러 독립적인 AI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짜증내는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 합치자니까?

일론 머스크, Open AI에서 나오다 (2018년)

일론 머스크: AI는 인간 의지의 확장이어야 하지, 독립적으로 발전할 수 있으면 안돼.

샘 알트먼:

일론 머스크: 그러니까 인간과 밀접하게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지.

샘 알트먼:

일론 머스크: 결론은… Open AI와 테슬라를 합쳐버리자!

샘 알트먼: 응?

시간이 지나면서 머스크는 Open AI의 개발 속도가 지지부진하다고 느끼고, 테슬라의 자율주행 AI 기술과 통합하려는 계획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Open AI 이사회는 비영리와 상업적 목적이 다른 테슬라와의 통합을 반대했고, 이에 따라 머스크는 Open AI를 떠나게 됩니다.

샘 알트먼과 이야기하는 사티아 나델라.

사티아 나델라: "우리 투자 좀 해도 될까?"

Open AI의 상업화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개입 (2019년)

Open AI: 우리의 목표는 디지털 인공지능을 인류 전체에 가장 유익한 방식으로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이는 재정적 수익을 창출할 필요 없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의 AI 연구는 재정적 의무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우리는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더 잘 집중할 수 있습니다.

머스크가 떠난 이후, Open AI는 영리 기업으로 전환됩니다. 아, 머스크를 엿 먹이려고 한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AI 연구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재정적 필요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에 비영리 단체로 시작했지만, AI 연구와 개발에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이 점점 명확해졌습니다. AI 연구는 고성능 컴퓨팅 장비, 클라우드 서비스, 그리고 뛰어난 인재 확보가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2019년, "캡드 프로핏(capped-profit)"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캡드 프로핏이란 발생하는 이익이 특정 한도를 초과하면 그 이익을 제한하는 방식입니다. 영리와 비영리의 균형을 찾다가 도달하게 된 결론입니다.

이때 마이크로소프트가 Open AI에 $10억을 투자하며 주요 파트너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투자 덕분에 Open AI는 GPT-3와 같은 대형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Azure 플랫폼을 통해 AI 모델을 상용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Open AI는 부분 영리 기업으로 바뀜에 따라 AI 기술을 더 이상 오픈소스로 공개하지 않고 폐쇄적으로 운영하게 됩니다.

일론 머스크 xAI

머스크의 xAI 설립 (2023년)

오픈AI가 상업화된 이후, 머스크는 AI 산업의 방향이 자신이 설립 당시 목표했던 것과 다르게 나아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그는 새로운 AI 기업인 xAI를 설립하여 Open AI와 경쟁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xAI는 안전을 최우선하는 AI 기업이라고 강조했고, 팀은 Open AI, 구글, 딥마인드, 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사 출신 인재들로 팀을 구성했으며, 챗봇인 Grok을 출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심으로 Open AI에 대적할 마음이라는 뜻입니다.

xAI를 설립한 해 말에, 머스크는 렉스 프리드만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래리 페이지와 화해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아직까지도 페이지는 이러한 화해 의사 표현에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요. 구글의 신사업에 훼방을 놓았던 머스크지만, Open AI의 방향성이 마음에 안 드니 이번에는 구글의 편에 서려 하는 것일까 싶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일론 머스크가 앞으로도 Open AI에 관심을 갖지 않을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머스크는 경쟁을 통해 서로를 견제해야 래리 페이지가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구글은 Open AI와 경쟁 구도에 놓이게 되어 AI 시장을 당장 지배하게 되지는 않았지만, Open AI는 이 과정에서 오픈 소스를 비공개로 전환하며 ‘새로운 래리 페이지’가 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즉 머스크에게 Open AI는 활용하고 협력할 대상이 아니라 왕좌에서 끌어 내려야 할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물론 비영리 조직을 핵심 사명으로 삼는 Open AI가 직접 시장을 ‘지배’하지는 않기 때문에 새로운 래리 페이지라고 칭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냐고 지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Open AI와 큰 규모의 영리 기업들은 이미 너무 밀접한 관계가 되어 버렸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익이 제한되어있는 캡드 프로핏 모델은 Open AI와 관련된 기업들이 구글이나 아마존과 경쟁하는데 큰 제약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Open AI의 비영리 추구는 점차 허울 뿐인 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1. 작년 11월 안전 프로세스와 회사 운영에 대한 투명성 부족으로 해임됐던 샘 알트먼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중재 하에 복직하게 되었고,

  2. 이번 투자 라운드만 해도 Open AI는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더 많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기업 구조를 개편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진짜 이러한 경각심 때문에 오픈 AI를 창업한 것인지, 승자 독식을 막기 위해 xAI를 창업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속마음을 읽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Open AI의 구조 개편이 이루어 질수록 AI 시장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투자가 공격적으로 이루어지고, 구글도 무섭게 따라잡으려고 할 것입니다. AI는 다시 한번 발전 속도에 박차를 가하게 될까요? 어떤 기업들이 가장 큰 혜택을 받게 될지는 고민이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