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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리스크의 상징이 되어버린 오라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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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에 진입한 AI (GPU) 투자 싸이클

ORCL 6개월 주가 추이.

ORCL 6개월 주가 추이 | 자료: Google Finance

지난 9월, 오라클이 2분기 실적발표에서 RPO가 전년동기대비 359% 급증했음을 공시하며 향후 GPU 클라우드 사업부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로 최고 43%까지 급등했던 오라클(ORCL)의 주가는 최근 월가에서 AI 버블에 대한 우려가 급격히 확산하며 실적발표 이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되려 그 밑으로 내려갔다.오라클의 대박 AI 실적, 아마존을 뛰어넘을 클라우드 기업의 탄생? 버블에 진입한 GPU 투자 싸이클

9월 17일 발행한 리서치 아티클에서 필자는 증가한 RPO (잔여 실적 의무)의 대부분이 ChatGPT 모델의 개발사인 OpenAI로 부터 발생했음을 확인하며 올해 매출이 130억 달러일 것으로 추정되는 OpenAI가 오라클과 5년간 연 600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체결한 것은 적어도 내후년까지 연 매출이 5배이상 증가한다는것을 전제함을 지적했다.

위 글에서 필자는 클라우드 주요 3사(Hyperscaler)인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과 다른 오라클의 설비투자비 조달 전략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오라클은 AI 설비투자에 있어서 주요 3사와 다른 매우 공격적인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 및 ERP 시스템 등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었던 오라클의 설비투자비 항목은 2025 회계연도 1분기의 78억 달러에서 불과 1년만에 274억 달러로 4배 급증했다. 이에 112억 달러에 달하던 분기 잉여현금흐름은 -58억 달러로 유출 전환했고, 약정된 계약을 충족하기 위해 앞으로의 설비투자비는 지금 수준에서 몇배는 증가할 것이다. 오라클의 분기말 현금성 자산은 100억 달러를 약간 상회하는데 조만간 회사채 시장을 적극적으로 태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재무 엔지니어링"의 할애비가 와도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기업이 재무 활동(주식 및 채권 등의 발행을 통한 현금확보) 없이 영업을 지속하는것은 불가능하다. 오라클의 현금성 자산은 OpenAI와의 계약을 이행하기 위한 설비투자비를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여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했고, 며칠 뒤인 9월 말에 18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신규 발행했다.

Markit CDX 북미 투자등급 회사채 지수.

Markit CDX 북미 투자등급 회사채 지수 | 자료: 블룸버그

오라클의 회사 규모에서 180억 달러의 회사채 발행은 놀랄만한 수준은 아니고, 실적발표 직후만 하더라도 별 변동이 없었던 오라클 회사채의 CDS 프리미엄(채무자 상환 불이행시 지급을 대행하는 조건으로 받는 일종의 보험료)은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지수를 밑도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다 3배 이상 급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100 basis points는 1% 이므로 만약 오라클 회사채에 100억을 투자한 투자자가 투자금 전액에 대한 지급대행을 원할 경우 지불해야 하는 프리미엄은 무려 1억원이나 되는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 OpenAI에게 적과의 동침을 허락하다

OpenAI의 최대주주는 초기부터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이며, 투자금의 상당부분은 GPU 클라우드 크레딧으로 지급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조건 중 하나로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Azure 이외 서비스의 사용을 금지하는 조항도 있었는데, 샘 올트먼이 지속적으로 GPU 컴퓨팅 자원 부족을 호소하자 조항 완화를 통해 오라클과 구글 등 다른 클라우드 제공사와도 계약을 허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미래의 클라우드 매출을 경쟁사들에게 사실상 양도 한다는것은 성장성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지만, GPU 데이터 센터 건설에 소요되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증발하는 리스크에 대한 고려가 들어갔음을 알 수 있다.

버블 리스크 헷지 수단으로 거듭난 오라클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 및 ERP 소프트웨어 등 안정적인 사업부를 보유중이기에 진지하게 회사가 곧 망할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몇 없을것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AI 데이터 센터에 투자하는 기업은 오라클이기에 버블 우려가 있는 투자자들은 오라클의 주식과 회사채에 역베팅 함으로써 AI 리스크에 대한 헷지 수단으로 이용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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