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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 완벽 분석: 입지부터 지역별 대장아파트 정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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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웨어1일 전

최근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25평 파노라마 한강뷰 매물이 38.3억원에 거래되었다고 한다. 공급면적 기준 평당 2억원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재테크/부동산 강의팔이들이 2021년 집값이 무차별적으로 오를 때 서울 핵심지부터 경기도 외곽까지 여기도 좋고 저기도 좋고 다 좋다는 변별력 없는 이야기를 할 때 필자는 일관적으로

  1. 30억 이상 있으면 반포 준신축 이상

  2. 20억 이상 있으면 강남 + 한강변 준신축 이상

  3. 10억대 중후반 있으면 강남에 가까운 성동/용산/마포 한강변 + 고덕 신축 아파트

추천 했었고, 그 정도 여력이 되지 않으면 아파트에 투자하지 말라고 했다. 실제로 애매한 물건에 투자하느니 S&P 500 지수에 투자하는게 원화가치 하락도 감안하면 훨씬 나았다. 필자가 예고한 것처럼 반포는 이제 압구정을 뛰어넘는 대한민국 최상급지의 위상을 갖추게 되었고, 절대 금액으로 보나 상승률로 보나 초월적인 가격을 갱신중이다.

하수들은 잠실동, 삼성동, 대치동, 청담동이 2020년 6월을 기점으로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여서 반포만 올랐다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지만 같은 서초구인 서초동과 방배동은 신축 아파트 공급에도 불구하고 반포의 시세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강남 + 성용마 한강변 지역을 제외하고는 원화 기준으로도 아직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한곳들이 부지기수다. 앞으로는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확률이 높아 갈아타기로 재산 불리는 시대도 갔다고 판단중이다. 이상한 사람들한테 강의료 헌납하고 남의 아파트 임장크루 다닐 시간에 월급 더 벌 궁리부터 해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특히 서울 아파트는 대한민국 사람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자산이기에, 또 허황되거나 잘못된 분석이 너무 많기에 어웨어가 국토교통부 11월자 실거래가 10년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심층적인 해석에 나선다.

금리에 환호하고 놀랐던 시장

2022년 6월, 얼룩소의 청탁을 받아 기고한 글 '긴축의 시대를 맞아 바라본 국내 부동산 시장 전망'을 다음과 같이 끝맺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지역의 아파트값이 지속적인 우하향을 그리기엔 쉽지 않다.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매매가 약세(투자수요 감소)는 필연적으로 임차료 상승(다주택자 매물 감소)으로 이어진다. 결국 월세 상승속도가 매매가 상승률을 뛰어넘는 상황이 지속되면 다시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해당 부동산 자산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유동성이나 과도한 기대감으로 오른 부동산 자산이 아니라면, 부동산 자산의 지속적인 가격 하락은 발생할 확률이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사거나 살고 싶은 지역의 물건이 꾸준한 임차료 상승추세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연유로 인해 매매가 하락 혹은 급락이 찾아온다면, 그때 내 집 마련을 하는것이 괜찮은 투자선택이라 생각한다. 그 물건은 나에게만 매력적인 물건일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취임이후 계속해서 신고가를 갱신하던 전국 아파트 가격은 2022년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을 필두로 고점대비 20~30% 가량 하락했다. 영원히 지속될 줄 알았던 제로금리 시대에 레버리지를 과하게 일으킨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던지는 매물을 받아줄 주체가 없어진 것이다.

2020~2021년의 급등과 2022년말의 급락은 다주택자를 징벌하는 우리나라 부동산 세금 제도가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단기 수익을 목적으로 움직이는 세력이 시장의 '유동성 공급자'로 있어야 가격이 급락하여 내재가치보다 하락했다고 판단하면 매도세를 받아주고 급등할 경우 매도를 통해 차익실현 욕구를 해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유세와 양도세 등 주택 관련 모든 세금 제도는 다주택자의 존재와 이들의 거래 행위를 사실상 "해로운 것"으로 규정하기에 급격한 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주체를 없애버렸다.

이후 2023년 들어 매매가의 급격한 하락세와 달리 서울 아파트 시장의 펀더멘탈(월세 수요 및 상승률)에 문제가 없다는게 확인되면서 내집마련 혹은 더 좋은 지역으로 갈아타기 위한 수요는 늘어나기 시작했고, 서울 선호지역내에 위치한 주요 아파트(랜드마크 아파트라고도 부른다) 단지들은 거래량 회복과 함께 전고점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회복을 성공한다. 문제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지역의 아파트는 그렇지 못했다는것이다. 금리인상은 결국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가용 자원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사람들은 '확실한' 선택만 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2024 서울 일반 아파트 지역별 평당가 순위

2024 서울 일반 아파트 지역별 평당가 순위.

자료: 어웨어 / 국토교통부

위는 2024년 거래 기준으로 일반 아파트 전용면적 기준 평당가 상위 30개 법정동을 정리한 자료이다. 노란색으로 칠해진 법정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상위 20위 안에는 강남구가 8개동으로 압도적으로 많고 서초구가 4개동, 송파구가 3개동으로 이른바 강남 3구가 75%를 차지한다. 개포동이 역삼동을 크게 뛰어넘는걸 보면 2015년 이후 건축된 신축아파트 거래 비중을 감안해서 보정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신축이 곧 입지라는 의견도 있으니 알아서 감안하시길 바란다.

강북에서는 성동구, 종로구, 마포구, 용산구가 이름을 올렸으나 데이터를 뜯어보면 성수동1가는 일반적인 아파트라 부를 수 없는 트리마제 거래가 전부 반영되어서 필터링의 허점은 존재한다. 참고로 단 두건의 거래건수로 인해 제외된 여의도동은 제외전 반포동을 제치고 1위였는데, 브라이튼 여의도 때문이다.

'일반 아파트 거래' 필터링 조건은 다음과 같다:

  • 전용면적 80~90 제곱미터 사이

  • 재건축/리모델링 제외(건축년도 2004년 이후)

  • 직거래 및 1층 거래 제외

  • 올해 법정동 기준 거래건수 10건 이상

일반 아파트로 필터링 한 이유

현재도 징벌적인 다주택자 억압 정책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또 앞으로도 그럴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주로 선호하는 형태의 '실거주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실수요자만 움직이는 시장이기에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추진중인 오래된 아파트는 실거주 보다는 투자 수요에 가깝고, 지어진지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용적률 편차가 심해 전용면적 평당가를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 직거래는 주로 친인척간 특수 거래이고 1층 거래는 해당 단지의 평균적인 매물의 가격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제외했다.

다양한 시사점들

상위 30개 법정동 대부분 사람들이 선호한다고 알려진 지역인 강남3구와 마포, 성동, 종로, 용산구에 집중되어 있다는것을 알 수 있다. 2016년 데이터와 비교하면 잠원동, 개포동/일원동, 가락동 등 강남 지역의 순위가 오르고 강북 지역의 순위는 성수동1가를 제외하면 내려가는 추세를 보여준다. 성수동1가는 트리마제이기에 적절한 비교대상이 아니다.

강남 지역이 오르고 강북 지역이 내려가는 이유는 재건축/재개발 프로젝트의 시차 때문이다. 강북 지역(예: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북아현동 신촌e편한세상)의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프로젝트는 주로 2010년대 중반에 집중되었고, 강남 지역은 대규모 재건축 프로젝트가 2010년대 중후반과 2020년대에 집중되었다. 특히 가락동의 순위는 대폭 올랐는데, 2018년에 헬리오시티가 9,000세대 넘게 신규 공급된 결과로 보인다. 대규모 신축 아파트 공급은 해당 지역 평당가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것을 알 수 있는데, 당연하게도 정주요건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칠판에 수요/공급 곡선만 그리는 경제학자들은 이를 이상하게 바라볼지도 모르겠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인 대치동과 청담동의 거래건수가 매우 적은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대치동과 청담동에 2004년 이후 지어진 아파트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대치동 대단지 아파트인 은마, 우성, 선경, 미도는 모두 재건축 대상 아파트이다. 청담동은 약간 다른 이유인데, 거의 유일한 대단지 아파트인 청실아파트가 현재 재건축을 진행중이고, 1990년~2000년대초에 지어진 소규모 단지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매수 후 무조건 2년간 실거주를 해야하기에 굳이 2004년 이후로 필터링 할 이유는 없는데, 이들 지역에 대한 설명은 지역별 대장아파트 섹션에서 하도록 하겠다.

서울에서 평당가가 가장 높은 반포동의 거래건수가 상당히 많은것도 눈여겨볼만 하다. 30평대에 30억원이 훌쩍 넘는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인데 환금성조차 좋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대체로 유동화가 어려운 자산으로 알려져있지만 서울의 정주요건이 좋은 아파트는 유동화가 쉽고, 유동성 프리미엄을 받는다는걸 알 수 있다. 일각에서 '찐부자'는 나인원한남 같은 100평짜리에 산다고 주장하는데, 그런곳은 법적으로만 아파트지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아파트와 비교하기에 적절한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2024 서울 지역별 대장아파트

2024 서울 지역별 대장아파트.

자료: 어웨어 / 국토교통부

그래서 지역별 '랜드마크 아파트' 혹은 '대장 아파트'가 중요하다. 서울 주요 대단지 아파트의 임차 비율은 강남 지역을 포함해서 60% 정도 된다. 실거주 수요와 투자 수요를 둘 다 만족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에는 모든 아파트 거래를 기반으로 지역 평당가를 계산하고(1층거래와 직거래만 제외) 각 지역별로 올해 가장 많이 거래된 아파트를 대장 아파트로 분류했다. 실거주 수요와 투자 수요를 모두 감안하기에 2004년 이전 지어진 아파트와 올해 거래건수가 5건이 되지 않는 아파트는 제외했다.

대세는 바뀌지 않아

일반 아파트로 한정한 자료와 비교했을때 지역별 순위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것을 알 수 있다. 여전히 강남3구의 비중이 높고, 그중에서도 강남구가 압도적이다. 또 대체적으로 지역의 평당가가 낮아지는 경향이 발견되는데, 실거주와 투자수요를 둘 다 감안한 일반 아파트로만 계산한 지역별 평당가가 더 높다는것은 사람들이 "모든걸 갖춘" 물건에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얹는다는것을 알려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알려주는 비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이야기가 약간 달라진다. 해당 지역은 2년간 실거주를 해야하기에 매수자들이 물건의 조건에 관계없이 실거주와 투자 수요를 모두 감안한다고 봐야한다. 여기서 잠실동만 평당가가 이전 계산에 비해 소폭 오르고 삼성동, 대치동, 청담동은 전반적인 경향에 맞게 내렸다는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인데, 다음과 같은 추론을 할 수 있다.

  1. 재건축은 정말 힘들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치동은 전국민이 다 아는 은마를 비롯해 우성, 선경, 미도 등 대단지 재건축 아파트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대치동에서 정주요건이 좋은 아파트가 받는 프리미엄을 보면 한 때 (주로 저층)재건축 아파트가 헌집주면 새집받는 부의 추월차선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공사비도, 금융비용도 너무 많이 올라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사업이 되었다는게 밸류에이션에도 반영되고 있다는걸 알 수 있다.

  2. 신축, 대단지가 답이다
    잠실동은 연식으로 보았을 때 애매한 구간(15~20년차)에 속하는 대단지 아파트가 많아서 그런지 지역 평당가와 대장 아파트인 리센츠의 평당가에 별 차이가 없다. 대치동의 준신축 대장아파트인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지역 평당가의 30% 가량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 삼성동의 유일한 1,0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이자 대장아파트로 분류된 힐스테이트1단지는 지역 평당가의 20% 가량 프리미엄을 받고있다. 힐스테이트1단지 또한 애매한 2008년 건축인데, 이 정도 프리미엄을 받는다는건 똑같은 지역이더라도 소규모 단지의 메리트가 많이 떨어진다는것을 의미한다.

  3. 청담동은 양극화가 매우 심하다
    청담동하면 흔히 떠올리는 "연예인이 사는 한강뷰 아파트"를 실천할 수 있는 단지는 현재로서는 청담자이가 거의 유일하다. 그런데 대장아파트인 청담자이와 지역 전체의 평당가는 5,000만원 혹은 50% 넘게 차이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약간 오래된 소규모 아파트 단지를 매수한다는 뜻이다. 만약 청담동 사는 친구가 돈자랑하면 정확히 어디 아파트 사는지 꼬치꼬치 캐물어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