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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
[시 이야기] 딸에게 배우는 시
시적 대상의 비유는 그것의 본질을 파괴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그것이 설명하라는 말은 아니다.
얼마 전 여섯 살 된 딸이 이렇게 말합니다.
딸 2 : 아빠,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왜 그런 이름인 줄 알아?
나 : 봄은 싹이 트는 것을 본다고 봄이고,
여름은 열매가 열린다고 여름이고,
가을은 곡식을 걷고 밭을 다시 갈이(가을갈이)한다고 가을이고,
겨울은 춥고 먹을 것이없어 힘겨울 것이라 겨울이지
라고 했더니 딸의 대답이
딸 2 : 아니지! 봄은 따뜻해서 봄이고
여름은 더우니까 여름이고
가을은 낙엽이 떨어지니까 가을이고
겨울은 눈이 내려서 겨울이지
깜짝 놀라 크게 웃으며 깨닫습니다.
'진짜 리얼리티란 우리들이 날마다 접촉하고 있음으로 기계적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사물을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새로운 각도로 보여주는 것이다' 라고 말한 장 콕토(프랑스의 시인, 소설가, 극작가)의 말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시도 대상의 현실적 의미만을 파다가 외면 당하는 어리석은 길을 가지말고 본질 속에서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을 처음인 것처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시는 늘 살아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시에 쓰이는 말도 살아 있어야 합니다. 머리에서 머리가 아닌 심장에서 심장으로 전해지는 말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뒤틀고 꼬아서 감추려고만 했던 탓에 숨이 막혀 죽은 말로 억지스럽게 노래하려 했던 것은 아닌가 고민합니다.
여섯 살 꼬맹이 딸에게 저의 어리석음이 드러난 하루였습니다. (이제는 훌쩍 자라서 중학생이 되었답니다.^^)

이기준 전문가
맑은글터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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