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 진심인 회사, 알고보니 테슬라 아니고 이 기업?
테슬라 옵티머스 로봇은 "무한 돈 복사기"?
얼마 전 테슬라(TSLA)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애널리스트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는 매출액/이익률 가이던스를 제공했다. 미국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10월부터 종료되기에 그전에 구입하려 몰려들었던 가수요가 역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동종업계 포드(F)나 GM의 경우 가이던스에서 미국내 전기차 판매 점유율을 올리면서도 동시에 더 높은 순이익 전망치를 제시했기에 필자는 경쟁사들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전기차와 소프트웨어를 따라 잡는동안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CEO의 개인적인 취향을 충족하기 위해 엉뚱한 모델(Cybertruck)이나 만들며 본질적인 경쟁력에 소홀했던 결과라고 믿는다. 테슬라의 볼륨 모델인 3와 Y는 각각 2016년과 2020년에 처음 공개되고나서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되지 않았다. 기가 프레스 등 혁신적인 생산기술을 최초로 적용하면서 보여준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 또한 동일 금형을 거의 10년째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빠르게 잠식되고 있다. 미국에서 이제 테슬라 차량은 상품성에 있어서 경쟁사보다 뒤쳐진다는게 중론이기에 저렴하게라도 팔아야 하는데, 그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2025년도 전체에 대한 순이익 추정치는 올초 컨센서스보다 무려 50%나 깎였다.
그럼에도 실적이 공개된 다음날 테슬라(TSLA)의 주가는 한자릿수 중반대의 다소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매출의 대부분을 기여하는 차량 부문의 실적이 계속 악화되고 있지만 테슬라는 더 이상 전기차 회사가 아니라, 전세계 가정에 한대씩 보급될 AI 로봇을 개발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어닝콜(earnings call)에서 지난 10년간 도돌이표처럼 얘기한 "올해 출시가 예정된" 완전자율주행(FSD) 서비스가 정식으로 시작되면 테슬라 차량은 매년 감가되는 애물단지가 아니라 소유자 대신 돈을 벌어다주는 자산이 될 것이라 또 한번 표명했고, 내년 1분기에는 휴머노이드형 로봇인 3세대 옵티머스(Optimus)를 출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현재 개발중인 3세대 옵티머스 로봇은 인간과 달리 휴식과 잠이 필요하지 않기에 기업의 직원들을 대체해 끊임없이 돈을 벌어다 줄 사실상의 '무한 돈 복사기' (infinite money glitch)가 될 것"이라 주장했고 "장차 테슬라에게 매출 10조 달러(약 1경 4천조원)를 만들어다 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충분히 합리적인 사람들에게 저 주장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는 그의 과거 어록들만 참고해도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얼마 전 테슬라 사무실을 방문한 Salesforce 창업자 Marc Benioff가 공개한 옵티머스 영상을 아래 첨부하는것으로 필자의 판단을 갈음하겠다. 물론 합리적이지 못한 사람들은 아래 영상을 보며 또 한번 테슬라의 초월적인 AI 기술력에 감탄을 그치지 못할것이다.
1조 달러 성과급을 요구하는 일론 머스크의 속내
일론 머스크는 주주투표에 붙여진 최대 1조 달러(약 1400조원)에 달하는 성과 연동형 주식보상 패키지를 본인에게 지급하는건에 찬성해달라고 호소하며, 전체 의결권에 25%에 달하는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면 저렇게 초월적인(?) 성능의 AI 로봇을 테슬라내에서 개발하는것에 있어서 매우 큰 거부감이 들 것 이라고 강조했다. 25%인 이유는 본인한테 그 정도 지분율은 있어야 부도덕한 무리들의 자칫 잘못하면 인류를 종말 시킬수도 있는 AI/로봇 기술력을 가진 테슬라를 적대적으로 인수하려는 시도를 저지할 수 있는 수준인 동시에, 머스크가 완전히 미쳐버리는 경우에도 나머지 주주들이 자기를 쫓아낼 수 있는 지점이란 것이다.
물론 테슬라의 주요 주주들은(노르웨이 국부펀드 등) 이런 깊은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성과보상 패키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찬성할 경우 머스크의 지분율이 오르는만큼 다른 주주들의 지분율(지분가치)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미국 상장주식 거래소들은 다른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의결권이 강화된 신주발행을 금지하기 때문에 머스크의 전체 의결권 비중을 지금의 15%에서 25%로 올리려면 보통주를 12% 가량 더 발행해야 한다.
혹자는 일론 머스크가 굳이 테슬라 내부에서 AI 로봇 군대를 개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인적분할을 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얼핏보면 이게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어차피 전기차 매출이 대부분인 테슬라는 전기차 만드는 회사로 두고, 머스크가 걱정하는 AI 로봇 부문을 독립된 신설법인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어떤 분석에 의하면 테슬라 시가총액의 반 이상은 AI 로봇 부문이 차지한다고 하니, 머스크의 기존 테슬라(전기차만 만드는) 법인 지분을 포기하는 대신 신설 AI 로봇 법인의 지분을 늘려주면 된다. 그렇게 되면 25% 혹은 그 이상의 지분율도 충분히 달성 가능하고, 테슬라는 새로운 CEO를 영입하여 전기차에 다시 몰두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저렇게 될 일은 없다. 로봇 개발 부문은 테슬라의 기존 사업(전기차)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이 필요하고, 자동차'만' 하는 경쟁사보다 25배 이상 높은 멀티플을 자랑하는 테슬라의 주가(PER 323 vs. GM PER 13) 프리미엄을 유지시키려면 저 AI 로봇 군대를 개발하는 부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마니또 게임처럼 서로 보이지 않게 상부상조하는 저런 아름다운 관계를 깔끔하게 규정해버리면, 모든게 너무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아마존: 직원 60만명을 로봇으로 대체할 "숨고 싶어하는" 강자
로봇에 매우 진심인 기업은 2024년말 기준 160만명이 넘는 직원을 둔 아마존이다. 위 기사 제목은 마치 아마존이 당장 내일부터 60만명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처럼 적어놨지만, 구체적으로는 2033년까지 내부 전망치대로 이커머스 사업이 성장하기 위해 "더 채용 했어야 할 직원들을 뽑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다. 필자에게 아마존이 로봇에 진지하다는것을 알려준 대목은 바로 뉴욕 타임즈 기자들이 저 내용을 회사의 내부 전략문서에서 획득한 것에 있었다. 아마존 최고위 임원들은 이사회 보고에서 2033년까지 지금보다 두배 더 많은 물건을 판매하면서도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를 통해 직원수를 늘릴 필요가 없을것이라 전망했다. 얼마 남지않은 2027년말 기준으로는 16만명이며, 이미 직원수를 늘리지 않으면서 사업을 확장중이다. 아마존의 로보틱스 팀은 궁극적으로 물류 및 운영작업의 75%를 자동화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임원들은 직원들을 로봇으로 대체하는것에 어찌나 자신감이 있는지, 자사의 물류센터가 위치한 지역에서 "착한 기업" (good corporate citizen)으로 각인될 수 있도록 지역행사와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한 기부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다. 회사의 자동화가 목표대로 실행될 경우 센터별 고용인원은 줄어들기에 지역사회의 반발을 고려한 것이다. 유출된 문서에는 아마존이 대외적으로 "자동화"와 "AI"라는 단어의 사용을 자제하고 "첨단 기술"이라는 단어로 대체할 것, "로봇"대신 사람과 같이 일한다는 인상을 주는 "cobot"이라는 신조어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는 내용까지 포함되었다. 이미 자동화에 상당한 진전이 없다면 생각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아마존의 대외 담당자 Kelly Nantel은 성명서를 통해 "유출된 문서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회사 임원진들 전체의 관점을 대변하지 않는다"며 11월 연휴기간에 맞추어 25만명을 신규채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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