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가을철에 나무의 잎 색깔이 변하는 이유는 뭔가요?
안녕하세요. 김경렬 과학전문가입니다.식물도 동물처럼 물질대사를 하여 노폐물이 생깁니다. 그러나 인간처럼 콩팥과 같은 배설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서 세포에 있는 ‘액포’라는 작은 주머니에 배설물을 모두 담아뒀다가 버립니다. 그래서 늙은 세포일수록 액포가 더 크고 많은 것이지요.그런데 배설물 주머니인 이 액포 속에 단풍의 아름다운 색깔이 담겨 있습니다. 액포 안에는 카로틴, 크산토필, 타닌 같은 색소와 화청소라 불리는 안토시아닌, 그리고 달달한 당분이 들어있습니다. 이 다양한 성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단풍의 고유한 색상이 만들어집니다.광합성에 쓰였던 이 색소들이 여름에는 엽록소에 가려져 있다가 기온이 내려가면 엽록소가 녹으면서 겉으로 드러나게 됩니다단풍 색상마다 서로 다른 색소가 작용하는데요. 카로틴은 잎사귀를 붉고 누르스름하게 물들이고, 크산토필은 은행잎처럼 샛노랗게, 그리고 타닌은 갈색이나 거무스름한 색상을 만듭니다. 꽃물을 들이기도 하는 화청소는 액포가 산성일 경우 붉은색을, 알칼리성의 경우 푸른 계통의 색을 내게 합니다.그리고 액포에 당분이 많을수록 단풍의 발색이 훨씬 맑고 밝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가을에 청명한 날이 길면 당이 많이 생성되어 단풍이 더 예쁜 것이랍니다안토시아닌은 고등식물의 뿌리, 줄기, 잎, 꽃, 열매 등에 생기는 수용성 물질인데, 특히 과일과 꽃에 많고 냄새와 맛이 거의 없습니다. 안토시아닌은 곤충을 유인해 꽃가루를 옮기게 하고, 강한 자외선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안토시아닌이 생성되는 종은 붉은색, 또는 갈색 계열의 단풍이 들고, 안토시아닌이 생성되지 않는 종은 엽록소의 녹색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노란색 색소가 나타나며 노란 단풍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