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과학·천문우주
Q. 내일밤은 유성우가 더 많이 떨어지는날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김칠영 박사입니다.유성이란 태양계 공간을 떠돌아다니던 돌멩이나 먼지 등이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권으로 진입하면서 대기와의 마찰로 인하여 열이 발생하고 빛을 내는 존재로서, 밤하늘에서 흐르는 별처럼 보이므로 유성이라고 하고 보통 별똥별이라고도 하지요.태양계 공간은 여러 가지 이유로 청소가 잘되어 있어서 거의 완벽한 진공 상태이지만, 혜성이 지나가면서 흩뿌린 물질들은 상당히 긴 시간 동안 혜성의 궤도를 따라 돌면서 점점 흩어지다가 마침내 태양계의 작은 떠돌이가 됩니다. 혜성은 원래 태양계 외곽 지역에서 떠돌던 10여 km 정도의 더러운 얼음덩어리였는데, 어떤 이유 때문이든 태양계 안쪽으로 떨어져 들어오게 되면 온도가 올라가고 얼음이 기화되면서 표층물질이 떨어져 나와 코마와 꼬리를 만듭니다. 어느 날 갑자기 장엄한 모습으로 밤하늘에 혜성처럼 등장하는 혜성의 코마와 꼬리는 태양 빛을 잘 산란시킴으로써 우리 눈에 보이는 존재이지만, 혜성이 지나가고 난 후 곧 흩어져서 태양계 공간의 떠돌이가 되고 다행히(?) 지구를 만나면 유성으로 변신하면서 잠깐 빛을 냅니다.앞에서 보았듯이 혜성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이탈 물질들은 혜성의 원래 궤도를 따라 공전하다가 점점 흩어지는 바, 지구가 어떤 혜성의 공전궤도 부근을 지나다 보면 확산하는 물질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집니다. 어느 경우에는 과장된 표현이지만 유성이 비처럼 많이 떨어진다고 하여 유성우라고도 합니다. 지구에서 보면 혜성의 궤도는 특정 시기에 특정 방향의 별자리 방향에서 보이고, 유성우는 그쪽 별자리 방향에서 쏟아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므로 유성우는 복사점 별자리로 명명되는데, 오늘내일 예상되는 페르세우스 유성우와 11월 중에 예상되는 사자자리 유성우가 유명합니다. 아래 사진은 초광각 카메라로 장시간 노출하여 찍은 사자자리 유성우인데, 비교적 활발한 유성우에서 관측되는 유성은 시간당 100여 개 정도입니다.보통 날의 밤하늘에 보이는 유성은 혜성 궤도로부터 오래전에 흩어져 태양계 공간을 떠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지구와 만나 빛나는 경우인데, 시간당 10여 개 정도 관찰됩니다. 지구의 공전 방향과 자전 방향을 고려하면, 떠돌이 유성은 초저녁보다 자정 이후에 많이 관찰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구과학·천문우주
Q. 지구 자전이 느려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이유가 무엇인가요?
안녕하세요. 김칠영 박사입니다.지구뿐만 아니라 모든 행성은 각자의 위치에서 태어날 때, 원시 태양계 성운의 회전 각운동량을 나누어 받아 공전과 자전을 합니다. 각운동량은 보존되는 물리량이므로, 제3 천체의 영향이 없으면 공전 각운동량과 자전 각운동량은 변하지 않습니다. 다만 행성의 공전 운동은 케플러 제1 법칙과 제2 법칙에 따라 타원 궤도를 돌면서 태양으로부터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속도가 빨라지고 멀어지면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변합니다. 이에 비하여 지구는 거의 고체 상태이고 모양이 거의 변하지 않기 때문에 내적 요인에 의한 자전 속도의 변화는 매우 매우 작습니다. 굳이 따진다면 적설량 분포나 극빙하 분포 등이 계절에 따라 달라지므로, 즉 지구의 질량분포가 달라지므로 자전축 방향에 아주 아주 작은 변화가 나타나고 실제로 관측도 되고 있습니다.한편, 지구와 달은 서로 강력한 만유인력을 작용함으로써 서로 묶여서 공전궤도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구는 둥근 형태이므로 지구 표면의 각 지점은 달로부터의 거리가 각기 다르고, 그 결과 각 지점에 작용하는 달의 인력은 조금씩 다르게 됩니다. 즉, 달에 가까운 지점은 달의 인력이 상대적으로 크고 먼 지점은 작습니다. 현재 지구와 달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공전 궤도운동을 하고 있으므로 두 천체의 중심에 작용하는 인력은 공전 운동으로 인해 지구에 작용하는 원심력과 같아져야 합니다. 여기에서의 원심력은 지구 자전에 의한 원심력이 아니라 지구가 지구-달의 질량 공통중심에 대해 공전하므로 나타나는 원심력으로서, 지구 자전을 고려하지 않으면 지표면 어디에서나 같은 거리 같은 주기로 공전하므로 지표면의 모든 지점에서 같다는 것을 특별히 강조합니다.이처럼 공전운동에 의한 원심력(파랑 화살표)은 지표면의 모든 지점에서 같지만,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만유인력(주황 화살표)은 각 지점에서 다르므로, 두 힘의 차를 구해보면 그림과 같이 달에 가까운 지점은 달 방향 쪽으로 먼 지점은 달 방향 반대쪽으로 작용하는 힘(빨강 화살표)이 남게 됩니다. 이 힘은 지구의 바닷물을 양쪽으로 부풀리면서 조석현상을 일으키므로 기조력이라고 하는데, 기조력은 실재하는 힘이 아니고 관성력, 원심력, 전향력 등과 같이 가속계에서 느껴지는 가짜 힘, 즉 가상력입니다. 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태양과 지구도 서로 공전을 하기 때문에 태양도 지구에 기조력을 작용합니다. 다만 기조력은 상대 천체의 질량과 자신의 반지름에 비례하고 거리의 세제곱에 반비례합니다. 이로부터 계산하면 지구에 미치는 달과 태양의 기조력은 11대 5로서 태양보다 달의 기조력이 큽니다. 둘의 기조력이 나란하여 합해지면 16(사리; 대조)이고, 직각으로 작용하여 반대로 줄어들면 6(조금; 소조)이 됩니다. 참고로 달에 미치는 지구의 기조력은 지구에 미치는 달의 기조력보다 훨씬 커서 약 20배 정도입니다.이러한 기조력은 지구-달 시스템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우선 기조력은 유동성이 큰 바닷물에 작용하여 바닷물의 수위를 변화시킴으로써 지구 둘레를 2파장으로 하고 달의 공전을 따라가는 조석파를 만듭니다. 그런데, 지구는 자전하기 때문에 바닷가의 어느 지점은 대략 하루 동안(24시간 50분)에 조석파의 마루와 골을 2번씩 통과하게 됩니다. 즉, 조석파의 마루를 지날 때는 밀물, 골을 지날 때는 썰물이 되는데, 이렇게 바닷물이 드나들면서 수심이 낮은 곳에서는 바닷물과 바닥이 마찰을 일으키면서 흙탕물을 일으킵니다. 그 결과 조석에너지가 방출되는데, 이는 마치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던 자동차가 물웅덩이를 지나면서 물을 튕겨내고 그 결과 자동차의 운동에너지가 물방울의 운동에너지로 이전되면서 자동차의 속도가 줄어드는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지구는 태양과 달의 기조력에 의한 조석현상 때문에 자전 운동에너지를 조금씩 잃으면서 자전속도가 점점 느려지게 됩니다.하지만 지구는 덩치가 워낙 크고 지금도 빠르게 자전하고 있으므로, 그 자전 운동에너지가 너무나 커서 우리는 그 변화를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고생대에 살던 산호 화석의 일테(밤낮과 계절에 따라 산호의 성장 속도가 다르므로 매일 하나씩 만들어지는 성장 테로서, 나이테와 생성 원리가 같음. 1년 동안에 만들어진 일테를 세어서 생존 당시의 1년 날 수를 알 수 있음)를 연구한 결과 1년의 날 수가 대략 400일이고, 환산하면 하루가 약 22시간이었습니다. 이로부터 단순 계산하면, 지구의 자전 속도는 점점 느려져서 그 주기는 100년 후에 약0.0017초 또는 1억 년 후에 1,700초가 길어집니다.이처럼 자전주기의 변화가 너무나 작아서 우리가 느끼기 어려운 것은 기조력에 비하여 지구의 자전에너지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1,000조 원의 자산가가 벌지 않고 매일 만 원씩 소비한다면 모두 쓸 때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약 3억 년이 걸리네요. 그런데 100억 원의 자산가가 100만 원씩 소비한다면 어떨까요? 채 30년도 걸리지 않아 모두 써버리게 되는군요. 지구와 달도 이와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달의 경우 지구보다 질량은 훨씬 작고 자전 속도는 매우 느린데 훨씬 큰 기조력이 작용합니다. 즉, 달의 자전에너지는 지구보다 훨씬 작은데, 기조력이 20배나 작용하기 때문에 소비되는 자전에너지가 매우 커서 금방 고갈되어 버립니다. 달은 태어나자마자 지구의 기조력이 너무 커서 자전 속도가 급격히 줄어들다가 수억 년도 지나지 않아 조석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즉 자전주기가 공전주기와 같아지는 동주기 자전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하여 지구에서 달을 보면 언제나 앞면만을 볼 수 있을 뿐 뒷모습은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물론 달에는 애초에 바다가 없었기 때문에 조석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지만, 기조력이 크고 자전속도가 빠르면 내부에서 조석마찰이 일어나고 녹으면서 용암이나 화산이 분출될 수도 있습니다. 이미 동주기 자전이 이루어진 목성의 위성 이오의 경우 너무나 강한 목성의 기조력으로 인하여 타원궤도가 원궤도로 바뀌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부 마찰에 의해 부분적으로 내부가 녹게 되고 그 결과 아주 활발한 화산활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경우는 이오의 공전 운동에너지가 기조력에 의해 화산 에너지로 전환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